리기산에서 내려와 베기스에서 유람선 운항시간을 확인하지 않은 채 돌아다니다가, 선착장에 도착해 시간표를 확인해 보니 루체른행 유람선 출발시간이 조금 애매하게 남아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어차피 당시에는 유람선 외에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루체른으로 돌아가는 방법도 모르는 상태라(버스를 이용해 루체른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출발시간까지 호수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물론 그 때 당시 버스의 존재를 알았다고 하더라도 버스를 잘못 탔다가 목적지가 아닌 엉뚱한 방향으로 가게 될까 두려워 유람선이라는 안전한 선택지를 놔두고 선뜻 버스 탑승이라는 선택지를 고를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기는 합니다. ^^; 아무리 여행을 많이 다녀도 길 찾는 능력은 계속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 같습니다. ㅠㅜ




유람선과 케이블카, 선택의 갈림길. 제 경우 리기 칼트바트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유람선을 타고 루체른으로 갈 계획이었지만, 이와 반대방향으로 리기산에 오르는 분들도 계시겠죠?


보통 갈림길에서는 사각지대에서 이동 중인 차량 존재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볼록 거울이 설치되어 있는데, 여기는 특이하게 볼록거울이 아닌 평면거울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동그란 모양도 아니고, 사각형 모양의 거울인 것도 신기해서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다른 의도가 있는 거울인가 싶어 포즈잡고 한 컷~




엄청난 갯수의 안내 표지판들. 너무 자세히 적혀 있어서 자동차 운전자들은 제대로 확인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마도 도보 여행자들을 위한 표지판일 듯?




루체른 호수를 품고 있는 베기스 마을은 너무나도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예전에 스위스를 여행할 때 잠시 산책하기 위해 들렀던 슈피츠(Spiez)와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오리도 호수 위에서 평화롭게..




유람선을 기다리고 있는데, 루체른행이 아닌 다른 유람선 한 대가 지나갑니다.




근처에서 사진 찍으며 놀다가 어느 순간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길래 봤더니 선착장에 유람선 한 대가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도 순식간에 선착장으로 몰려들길래 저희도 선착장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5시 조금 넘은 시간에 루체른행 유람선 도착!




직원에게 제시하기 위해 미리 탑승권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딱히 탑승할 때 체크하지는 않습니다. '이거 맘만 먹으면 무임승차도 가능하겠는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유람선 출발 후 직원들이 돌아다니면서 티켓을 확인하니 꼭 티켓 구입하시길! 단, 스위스패스 소지하신 분들은 무료라서 별도로 티켓 구입하실 필요 없습니다.




베기스 선착장을 출발한 유람선.




약 30분 정도 후 루체른에 도착했습니다. 루체른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 있네요.




먹이를 먹으러 갈 때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유유자적한 백조들. 호수 한가운데에서 여유롭게 노닐고 있는 것을 보니 호숫가에서 먹이를 주고 있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나 봅니다.




루체른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6시경. 저녁 먹을 시간이어서 어디에서 저녁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트립어드바이저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아침, 점심 식사가 부실했던 탓에 저녁은 고기를 먹어줘야 할 것 같아 스테이크로 유명한 식당들을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 얻어걸린(?) 곳이 Chimney's Steakhouse였습니다. 200건의 루체른 소재 음식점 중에 184위에 불과한 곳이었으나, 리뷰 중 안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은 서비스 퀄리티 때문인 것 같더라구요.




설마 서비스가 안 좋아봐야 얼마나 안 좋겠어 하는 호기로운 마음으로 찾아간 Chimney's Steakhouse.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우리나라 여행객들은 이 곳에 가서 주로 퐁듀를 주문해 먹는 것 같습니다만(이 곳을 찾는 한국인들이 별로 없어 방문 후기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트립어드바이저 리뷰를 통해 살펴보면 현지인들이나 다른 나라 여행객들은 주로 스테이크를 주문해 먹는 것 같습니다. 최근 업데이트된 Chimney's Steakhouse의 트립어드바이저 순위를 보니 전체 337개 음식점 중 305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많은 한국인들이 이 곳을 방문하게 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 같네요.




진짜 스위스 음식을 판매한다는 Chimney's Steakhouse. 




스테이크를 먹고자 했던 애초의 목표를 잊지 않고, 비프 스테이크를 주문했습니다. 스테이크와 함께 할 하우스 와인도 한 잔 같이 주문!




식당 내의 이런저런 소품들을 찍으며 주문한 스테이크가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후로도 마찬가지였습니다만, 트립어드바이저에 작성된 악평을 이해할만한 질낮은 서비스를 겪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무난한 정도의 서비스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와인 먼저 서빙~




뒤이어 바로 스테이크가 나왔습니다. 아마 미디움 웰던으로 주문했던 것 같네요. 요즘은 스테이크를 먹을 일이 있으면 미디움 레어로 먹습니다만, 아주 어렸을 때에는 고기에 피 색깔이 보이면 절대 입에 대지 않았던 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ㅎㅎ 브로컬리, 아스파라거스, 양파, 파프리카, 토마토 등등 있을만한 재료들은 다 보입니다.




감자튀김도 있네요. 포만감을 유도하기 위해서일까요..ㅎㅎ




무난한 맛, 무난한 서비스. 음식 맛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까다로운 수준도 아니지만, 그래도 주관적으로 한국 남성의 평균적인 입맛 정도는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제 기준으로 맛없는 스테이크는 절대 아니었습니다. 스테이크가 맛없었더라면 저렇게 다 먹지는 못했을 겁니다. 물론 제가 어지간한 음식들은 다 잘 먹는 편이기 때문에 저 접시의 상태가 스테이크의 맛있었음을 보증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서비스에 대한 평가가 안 좋은 것 치고는 레스토랑은 늦은 시간까지 손님들로 붐비는 상태였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직원들이 정신없이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하는 모습. 평상시에도 이럴 텐데, 단체 관광객들이 몰리거나 피크타임 때 주문이 누락되거나, 서비스가 늦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그에 대한 컴플레인성 리뷰가 많은 것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어떻게 하든 손님이 많이 오니 실제로 직원들이 서비스를 건성으로 제공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겠죠. 짧게 스쳐지나가는 여행객 입장에서 완벽한 원인 분석을 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왔는데, 야외 테이블에도 손님이 꽉 차 있었습니다. 직접 먹어본 바로는 맛도, 서비스도 하위권에 머물만한 수준은 아닌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박한 평가를 받고 있는 걸까요? ㅎㅎ




식사를 마치고 소화도 시킬 겸 근처에 있는 카펠교를 찾았습니다. 마치 그림 같았던 카펠교 야경. 워낙 어두운 상태라 셔터스피드가 확보되지 않아 사진이 흔들렸네요. 삼각대를 안 챙기고 나가는 바람에..




붉은 꽃으로 장식된 카펠교. 카펠교는 1,333년경에 설치된 것으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나무다리라고 합니다. 총 길이가 약 200m 정도 된다고 하네요.




다리를 덮고 있는 지붕의 들보에는 스위스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들이나 루체른 수호성인의 생애가 표현된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고 합니다. 흑사병을 소재로 한 그림들이 가장 많이 보였던 것 같은데, 가 보신 분들이라면 동감하시겠죠? ㅎㅎ




어둠이 짙어져 가는 루체른 시내.




스테이크 먹은지 얼마나 지났다고, 산책을 하고 나니 살짝 배가 고파집니다. 이대로 숙소로 돌아가면 큰일나겠구나 싶어 근처에 있던 COOP에 들러 야식 및 간식을 챙겨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에비앙 생수는 호텔에서 무료로 제공해 준 것 같구요. COOP에서 샐러드와 과일, 맥주를 사 와서 남김없이 다 먹고서야 편안하게 잠들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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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맨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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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근좋아

    루체른은 한번도 못가봤는데, 사진을 보니 당장이라도 다시 가고 싶어지네요! 스위스 맥주는 수입이 안된다던데 저 맥주도 탐나요!

    2017.04.07 15: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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