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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_Europe/Switzerland

흔하디 흔한 리기산 트레킹 이야기

by 맨큐 2017.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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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른에 도착한 다음날 첫번째 일정은 리기산 트레킹 도전이었습니다. 스위스 인터라켄의 융프라우요후, 체르마트의 마터호른에 이은 알프스산맥의 세번째 봉우리 등반 예정이었습니다. 융프라우요흐나 마터호른과 마찬가지로 정상까지는 산악 열차 및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할 계획이었기에 '등반'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붙이는 것이 많이 부적절해 보이긴 합니다만..




호텔을 나서면 눈 앞에 이런 농장뷰가 펼쳐집니다. 강아지를 끌고 산책 중인 할아버지 덕분에 더욱 정감 넘치는 풍경이 되었네요.




산책을 마치고 호텔 프런트 직원에게 택시 호출을 부탁해 택시를 타고 기차역으로 이동했습니다. 리기산으로 가려면 먼저 루체른 시내로 나가야 했거든요.




루체른에서 리기산으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저희는 많은 분들이 선택하는 일반적인 코스를 택했습니다. 당시에는 그냥 리기산과 연결되는 모든(이라고 해도 3가지에 불과합니다만..) 교통수단을 이용해 보자는 생각에 이렇게 코스를 정했는데, 한국에 돌아와 검색을 해 보니 리기산을 다녀오시는 대부분 여행객들이 이렇게들 다녀오시더라구요.




루체른 → 리기산

루체른 → (유람선) → 피츠나우 → (산악열차) → 리기쿨름


리기산 → 루체른

리기쿨름 → (트레킹) → 리기 칼트바트 → (케이블카) → 베기스 → (유람선) → 루체른




리기산 등반을 위해 먼저 티켓을 구입해야 했는데, 리기산 산악 열차를 포함해 케이블카, 유람선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판매하고 있어서 바로 구입했습니다. 올라갈 때는 산악열차를 타고, 내려올 땐 케이블카를 타기로..만약 스위스패스를 소지하고 있다면 스위스패스만으로 스위스 내의 거의 모든 교통수단들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티켓을 구매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희는 스위스 내의 일정이 길지 않아 스위스패스를 구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도 티켓을 구매해야 했습니다.




유람선 출발시간까지는 약간 여유가 있어서 잠시 호숫가를 산책했습니다. 와중에 함께 여행하던 친구는 그 당시 결혼 준비 중이던 다른 친구에게 보낼 축하 메세지 영상을 촬영해야 한다 해서 잠시 짬을 내 호수를 배경으로 축하 영상을 촬영해 주었습니다.




스위스의 흔한 호수 풍경.




유람선 출발시간이 거의 다 되어 급하게 티켓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리기산으로 향하는 유람선을 타기 위해 선착장으로 이동. 선착장은 티켓 판매소 바로 근처에 있습니다.




전망 좋은 유람선 뱃머리에 자리잡고 경치를 구경하는 관광객들이 보이네요. 햇살이 비쳤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구름이 잔뜩 끼어있어 살짝 아쉬웠습니다.




엄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꼬마 탑승객.




유람선 여기저기에서 여행 추억을 담고 있는 관광객들. DSLR 카메라가 무거워서 저희는 저렇게 셀카를 찍지는 못했습니다. 굳이 무거운 DSLR 카메라로 셀카를 시도했다간 우스꽝스러운 표정의 사진밖에 건질 수 없다는 것을 익히 잘 알기에..그렇다고 스마트폰 셀카 모드로 사진을 찍기엔 저화질의 결과물이 야기할 안타까움을 견디지 못 할 것 같았거든요.




평화로워 보이는 호숫가 마을. 저 중엔 호텔들도 있겠죠? 교통이 그리 편하지는 않아 보이지만, 그래도 경치가 워낙 좋으니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 묵어보고 싶네요.




리기산으로 향하는 유람선은 중간중간 선착장에 멈춰서 사람들을 내려주고, 또 다른 사람들을 태웁니다.




2층 뱃머리에서 호숫가를 바라보고 있는 할머니.




서서히 구름이 걷힙니다. 리기산에 오를 때쯤이면 맑게 갠 하늘 아래 펼쳐진 풍경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솔솔 생기기 시작하네요.




드디어 유람선 목적지에 도착! 이 곳에서 산악 열차를 타야 리기산 정상으로 향할 수 있습니다. 산악열차 탑승시간을 감안해 보면, 걸어갈 경우 시간이 꽤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람선을 타고 온 승객들을 태우기 위해서인지 출발 준비를 하며 대기 중이던 산악 열차에 탑승했습니다. 저희가 구매한 리기산 티켓은 유람선, 산악 열차 등등 리기산을 연결하는 교통편을 모두 커버해 주는 것이었으니, 교통수단을 갈아탈 때마다 바로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스케쥴을 만들어 놓지 않았을까 싶네요.




무거운 백팩을 건너편 의자에 던져두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생각보다 탑승객이 많지 않아 여유있게 앉아갈 수 있었습니다. 유람선에서 내린 사람들은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인지 미스테리..




리기산 산악열차 내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2명씩 앞뒤로 마주보는 형태의 좌석 구조.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 리기산 여행기를 찾아보면서 알게 된 것이지만, 리기산 정상으로 올라가면서 좀 더 편하게 창 밖 풍경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열차 진행방향을 기준으로 왼편에 앉으셔야 합니다. 저희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비어있던 오른편에 앉았는데, 오른편 좌석이 많이 비어있던 이유가 있더라구요. 열차 내에 승객이 많지 않다면 크게 상관없지만, 만약 열차 내에 승객이 많을 때 오른편 좌석에 앉아가게 된다면 리기산을 오르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커다란 바위만 보셔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저희는 오른편에 앉았기에 위와 같은 사진만 열심히 찍었습니다. 열차 왼편에 앉은 분들은 카메라에 멋진 풍경을 담기 위해 정신없는 모습입니다. 리기산 산악열차를 타시게 되는 분들은 반드시 왼편 좌석을 선점하시길 바랍니다.




평화로워 보이는 풍경이기는 합니다만, 날씨가 꽤 쌀쌀해서 사진만 찍고 얼른 다시 열차 안으로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증기기관차가 소리를 내며 지나가길래 잽싸게 한 컷~




리기산으로 올라가는 동안 펼쳐지는 멋진 풍경을 카메라에 담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야 하는 심정. 사진 찍어보신 분들은 조금 동감이 되시겠죠? ㅎㅎ 카메라를 든 채 창 밖 풍경 사진을 찍고 싶어 안절부절못하는 저희를 발견한 할아버지 한 분이 본인이 앉아계시던 왼편 좌석을 잠깐 양보해 주셔서 잠시나마 멋진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정상에 거의 다다를 무렵이어서 사진을 찍으려 할 때마다 창 밖으로 나무들이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 제대로 된 사진을 많이 담아내지 못 한 것은 못내 아쉽네요. 그래도 인심좋은 할아버지 덕분에 짧은 시간이나마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중간중간 리기산 트레킹을 즐기다가 다시 산악열차를 타고 이동하려는 사람들이 산악열차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끝없이 펼쳐질 것만 같던 리기산의 평화로운 풍경. 유럽, 그 중에서도 특히 스위스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가도 가도 비슷한 풍경이 많아서 처음에는 좋다가도 며칠 지나면 지겹다"라는 것인데, 전 스위스만 3번 정도 여행했지만, 매번 이 곳에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은 생각만 들 정도로 좋기만 하더라구요. 스위스를 처음 방문했을 때 기억이 워낙 좋아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드디어 도착한 리기산 정상, 리기 쿨름(Rigi Kulm).




비츠나우에서 리기 쿨름까지는 산악 열차를 타고 약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 햇빛 쨍쨍한 날에 방문해서 파란 하늘과 흰구름 아래 펼쳐진 멋진 리기산의 장엄한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리기 쿨름 방문 기념 촬영! 그리 높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해발고도가 1,752m나 되는 곳이었습니다. ㅎㅎ




빨간색 기차.




그리고 파란색 기차. 여기저기서 다양한 종류의 기차들이 운행되는가 봅니다.




그래도 리기 산 정상에 왔으니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여기저기 둘러봤으나, 사진을 찍는 것 말고는 마땅히 할 일이 없더라구요.




(바람이 많이 불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정말정말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웠던 풍경. 여기저기 기념이 될만한 포인트들을 찾아 사진을 찍고 난 후 본격적으로 트레킹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트레킹 코스 쪽으로는 표지판을 비롯해 나무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어서 길을 헤맬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안심하셔도 괜찮습니다. 물론 저희도 트레킹을 하는 도중 이 방향으로 가는게 맞는지 고심해야 했던 순간이 몇 차례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여행 잘 마치고 무사히 돌아와서 이 여행기를 쓰고 있으니까요. ㅎㅎ




멀리 보이는 저 곳에는 소나기가 쏟아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물기를 잔뜩 머금은 것처럼 보이는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저 먹구름을 트레킹 도중 만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리기 산 아래를 둘러보며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벤치. 벤치에 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면 좋겠다 싶어 서둘러 걸음을 옮기던 찰나, 갑자기 어디선가 등장한 사람들이 한 발 앞서 벤치를 차지하는 바람에 한참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ㅠㅜ




휴식을 마치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데, 갑자기 기상 상황이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멀리서 보이던 먹구름이 바로 코 앞까지 다가온 느낌..




날씨가 좋았더라면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경치를 즐길 법한 장소였는데, 저희 말고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는 바람에 저희도 잠시 비를 피할 장소를 찾아야 했습니다.




다행히 근처에 레스토랑이 있어서 그 쪽으로 몸을 피하기로 했습니다. 식사를 하러 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저희처럼 잠시 비를 피하기 위한 사람들도 있겠죠? 힘겹게 비탈길을 걸어 레스토랑으로 이동 중인 사람들입니다.




레스토랑에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그대로 비 맞은 생쥐 꼴이 될 뻔...




비바람이 그치고 나서야 다시 바깥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산에서 마주치는 비바람은 평지에서의 그것과는 상당히 다르더라구요. ㅎㅎ 이 곳에 앉아 맥주 한 잔 하면 딱 좋겠다 싶었는데, 너무 추워서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갑자기 불어닥친 비바람 때문에 강제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본격적으로 트레킹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혼자였더라면 조금은 쓸쓸했을 시간.




경치에 어울리지 않게 조금은 과해 보였던 울타리. 멋진 풍경에 취해, 혹은 무리하게 사진을 찍으려다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들뜬 마음에 평소와는 다르게 무모한 행동을 하다가 사고를 당할 수도 있으니 늘 조심해야 합니다.




리기 산을 내려오다가 스위스의 알프스 느낌이 물씬 풍기는 사진을 한 장 남기고 싶어 풀밭에 엎드려 열심히 찍어 봤지만, 실패! 그냥 멋진 풍경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왔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듯..ㅎㅎ




트레킹 중간중간 이렇게 조그마한 마을들도 지나게 됩니다.




얼마나 걸어을까, 한참을 걸어내려오다 보니 탁 트인 광장 같은 장소가 등장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여기가 어딘지 몰랐는데, 리기 칼트바트라는 나름 유명한 곳이더라구요.




바로 리기 칼트바트 호텔에 딸려있는 노천 온천 때문이었습니다. 트레킹 도중 갑작스레 마주친 훌륭한 시설의 노천 온천을 보고 온천욕이나 즐기다 가면 딱 좋겠다 싶어 눈이 휘둥그레해졌었는데, 나름 유명한 곳일 줄은..ㅎㅎ 노천 온천을 즐기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부러워하다가 케이블카를 타러 이동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노천온천이라도 잠시 즐기다 올 걸 왜 그렇게 서둘러 이동했을까 싶네요. 시간도 많았었는데..




리기 칼트바트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베기스로 이동~




내려가면서 경치 구경하려면 케이블카 제일 앞자리를 차지해야 하는데, 여기에서도 전망좋은 자리 사수 미션은 실패..




그래도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는 도중, 창문 쪽에 서계시던 분이 자리를 비켜주셔서 멋진 루체른 호수의 풍경을 두 눈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갈 때도,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올 때도 먼저 좋은 자리를 차지했던 분들이 잠깐이라도 본인들의 자리를 양보해 주셔서 시야 방해 없이 좋은 경치를 할 수 있었네요.


해외에서 이렇게 낯선 이들로부터 예상치 못한 친절을 받아보니 저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된다면 꼭 양보를 해 주리라 다짐했었는데, 막상 일상생활에서 제가 누군가에게 양보할 기회를 찾기는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최근에 시청 근처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일본인 여행객 분에게 위치를 알려드렸던 것 정도? ^^;




케이블카에서 내려 유람선 선착장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아기자기한 규모의 마을, 베기스를 걷는 관광객들.




중간중간 예쁘게 꾸며놓은 집들이 눈에 띕니다. 단독주택에 산다면 이렇게 집꾸미는 재미를 즐길 수 있을 듯 한데, 막상 직접 하려면 꽤나 번거로운 일이겠죠?




아담한 베기스 마을 산책을 마치고 리기산 트레킹을 모두 마무리 했습니다. 이제 유람선을 타고 다시 루체른으로 떠나야 할 시간입니다.



프랑스&스위스 여행기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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