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체른에 도착한 다음날 첫번째 일정은 리기산 트레킹 도전이었습니다. 스위스 인터라켄의 융프라우요후, 체르마트의 마터호른에 이은 알프스산맥의 세번째 봉우리 등반 예정이었습니다. 융프라우요흐나 마터호른과 마찬가지로 정상까지는 산악 열차 및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할 계획이었기에 '등반'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붙이는 것이 많이 부적절해 보이긴 합니다만..
호텔을 나서면 눈 앞에 이런 농장뷰가 펼쳐집니다. 강아지를 끌고 산책 중인 할아버지 덕분에 더욱 정감 넘치는 풍경이 되었네요.
산책을 마치고 호텔 프런트 직원에게 택시 호출을 부탁해 택시를 타고 기차역으로 이동했습니다. 리기산으로 가려면 먼저 루체른 시내로 나가야 했거든요.
루체른에서 리기산으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저희는 많은 분들이 선택하는 일반적인 코스를 택했습니다. 당시에는 그냥 리기산과 연결되는 모든(이라고 해도 3가지에 불과합니다만..) 교통수단을 이용해 보자는 생각에 이렇게 코스를 정했는데, 한국에 돌아와 검색을 해 보니 리기산을 다녀오시는 대부분 여행객들이 이렇게들 다녀오시더라구요.
루체른 → 리기산
루체른 → (유람선) → 피츠나우 → (산악열차) → 리기쿨름
리기산 → 루체른
리기쿨름 → (트레킹) → 리기 칼트바트 → (케이블카) → 베기스 → (유람선) → 루체른
리기산 등반을 위해 먼저 티켓을 구입해야 했는데, 리기산 산악 열차를 포함해 케이블카, 유람선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판매하고 있어서 바로 구입했습니다. 올라갈 때는 산악열차를 타고, 내려올 땐 케이블카를 타기로..만약 스위스패스를 소지하고 있다면 스위스패스만으로 스위스 내의 거의 모든 교통수단들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티켓을 구매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희는 스위스 내의 일정이 길지 않아 스위스패스를 구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도 티켓을 구매해야 했습니다.
유람선 출발시간까지는 약간 여유가 있어서 잠시 호숫가를 산책했습니다. 와중에 함께 여행하던 친구는 그 당시 결혼 준비 중이던 다른 친구에게 보낼 축하 메세지 영상을 촬영해야 한다 해서 잠시 짬을 내 호수를 배경으로 축하 영상을 촬영해 주었습니다.
스위스의 흔한 호수 풍경.
유람선 출발시간이 거의 다 되어 급하게 티켓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리기산으로 향하는 유람선을 타기 위해 선착장으로 이동. 선착장은 티켓 판매소 바로 근처에 있습니다.
전망 좋은 유람선 뱃머리에 자리잡고 경치를 구경하는 관광객들이 보이네요. 햇살이 비쳤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구름이 잔뜩 끼어있어 살짝 아쉬웠습니다.
엄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꼬마 탑승객.
유람선 여기저기에서 여행 추억을 담고 있는 관광객들. DSLR 카메라가 무거워서 저희는 저렇게 셀카를 찍지는 못했습니다. 굳이 무거운 DSLR 카메라로 셀카를 시도했다간 우스꽝스러운 표정의 사진밖에 건질 수 없다는 것을 익히 잘 알기에..그렇다고 스마트폰 셀카 모드로 사진을 찍기엔 저화질의 결과물이 야기할 안타까움을 견디지 못 할 것 같았거든요.
평화로워 보이는 호숫가 마을. 저 중엔 호텔들도 있겠죠? 교통이 그리 편하지는 않아 보이지만, 그래도 경치가 워낙 좋으니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 묵어보고 싶네요.
리기산으로 향하는 유람선은 중간중간 선착장에 멈춰서 사람들을 내려주고, 또 다른 사람들을 태웁니다.
2층 뱃머리에서 호숫가를 바라보고 있는 할머니.
서서히 구름이 걷힙니다. 리기산에 오를 때쯤이면 맑게 갠 하늘 아래 펼쳐진 풍경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솔솔 생기기 시작하네요.
드디어 유람선 목적지에 도착! 이 곳에서 산악 열차를 타야 리기산 정상으로 향할 수 있습니다. 산악열차 탑승시간을 감안해 보면, 걸어갈 경우 시간이 꽤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람선을 타고 온 승객들을 태우기 위해서인지 출발 준비를 하며 대기 중이던 산악 열차에 탑승했습니다. 저희가 구매한 리기산 티켓은 유람선, 산악 열차 등등 리기산을 연결하는 교통편을 모두 커버해 주는 것이었으니, 교통수단을 갈아탈 때마다 바로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스케쥴을 만들어 놓지 않았을까 싶네요.
무거운 백팩을 건너편 의자에 던져두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생각보다 탑승객이 많지 않아 여유있게 앉아갈 수 있었습니다. 유람선에서 내린 사람들은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인지 미스테리..
얼마나 걸어을까, 한참을 걸어내려오다 보니 탁 트인 광장 같은 장소가 등장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여기가 어딘지 몰랐는데, 리기 칼트바트라는 나름 유명한 곳이더라구요.
바로 리기 칼트바트 호텔에 딸려있는 노천 온천 때문이었습니다. 트레킹 도중 갑작스레 마주친 훌륭한 시설의 노천 온천을 보고 온천욕이나 즐기다 가면 딱 좋겠다 싶어 눈이 휘둥그레해졌었는데, 나름 유명한 곳일 줄은..ㅎㅎ 노천 온천을 즐기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부러워하다가 케이블카를 타러 이동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노천온천이라도 잠시 즐기다 올 걸 왜 그렇게 서둘러 이동했을까 싶네요. 시간도 많았었는데..
리기 칼트바트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베기스로 이동~
그래도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는 도중, 창문 쪽에 서계시던 분이 자리를 비켜주셔서 멋진 루체른 호수의 풍경을 두 눈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갈 때도,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올 때도 먼저 좋은 자리를 차지했던 분들이 잠깐이라도 본인들의 자리를 양보해 주셔서 시야 방해 없이 좋은 경치를 할 수 있었네요.
해외에서 이렇게 낯선 이들로부터 예상치 못한 친절을 받아보니 저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된다면 꼭 양보를 해 주리라 다짐했었는데, 막상 일상생활에서 제가 누군가에게 양보할 기회를 찾기는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최근에 시청 근처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일본인 여행객 분에게 위치를 알려드렸던 것 정도? ^^;
케이블카에서 내려 유람선 선착장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아기자기한 규모의 마을, 베기스를 걷는 관광객들.
중간중간 예쁘게 꾸며놓은 집들이 눈에 띕니다. 단독주택에 산다면 이렇게 집꾸미는 재미를 즐길 수 있을 듯 한데, 막상 직접 하려면 꽤나 번거로운 일이겠죠?
아담한 베기스 마을 산책을 마치고 리기산 트레킹을 모두 마무리 했습니다. 이제 유람선을 타고 다시 루체른으로 떠나야 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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