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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_Americas/USA_NewYork

브루클린 브릿지(Brooklyn Bridge)를 걷다, 뉴욕 야경을 만나기 위해...

by 맨큐 2010.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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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브릿지가 보여주는 저녁 노을의 정취에 흠뻑 빠진 채 걷다 보니 어느새 브루클린 브릿지의 끝자락에 도착했습니다. 브루클린 브릿지가 저를 인도한 곳은 바로 브루클린 ! 영화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에 나오는 바로 그 브루클린입니다.

영화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에 묘사된 브루클린은 뭐랄까, 조금은 음산하다고 해야 할까요? 폭력과 마약에 찌들대로 찌든 그런 도시...한 번도 가 보지 못했던 도시에 대한 인상이란 이렇듯 어설프게 책이나 영화에서 보고 들었던 얄팍한 배경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법.

하지만 브루클린에 도착하자마자 들었던 생각은 영화 속에서 봤던 브루클린에 대한 모습이 아니라 '배고프다'라는 것 뿐이었습니다. -_-; 브루클린 브릿지에서 바라본 맨하탄의 저녁 노을에 반해 정처없이 다리 위를 걷다 보니 어느새 저녁식사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거든요.



자, 고민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사실 브루클린 브릿지 위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을 보낼 계획은 애초에 세우지 않았기에 브루클린에 도착하는 시간이 저녁식사 시간을 넘겼을 것이라 생각해 본 적이 없었고, 브루클린에서 저녁식사를 해결할 것이라는 계획을 세웠을리 만무합니다. 그렇다고 브루클린의 지리 및 맛집 정보에 대해 빠삭한 것도 아니었고...



일단 브루클린 브릿지 근처에 적당히 배를 채울만한 음식을 파는 곳이 있을까 싶어 둘러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어느새 뉴욕의 하늘에는 반달이 떠있습니다. 뉴욕 여행 때 챙겨간 '1Q84'라는 책 때문이었을까요? 유난히 달이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저 달이 두 개로 갈라진 것은 아닐까 싶은...^^;



어느 도로에서든 만날 수 있는 노란색 신호등 ! 브루클린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한참을 걷다 보니 나오라는 맛있는 식당은 나오지 않고 지하철역이 제 눈 앞에 등장합니다. 이 때부터 또 다른 내면적 갈등을 겪어야 했습니다. 배도 고픈 데다가, 피곤하기도 한데 그냥 지하철 타고 맨하탄으로 돌아갈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ㅋㅋ



하지만 애써 여기까지 걸어왔는데, 그냥 지하철을 타고 맨하탄으로 복귀하면 편하긴 하겠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또 언제 브루클린 브릿지를 걸으며 뉴욕 야경을 감상할 수 있을까 싶었으니까요.

이제 선택지가 3개로 늘어났습니다. 이대로 계속해서 무작정 브루클린의 맛집을 찾아 헤맬 것이냐, 지하철을 타고 맨하탄으로 돌아갈 것이냐, 브루클린 브릿지를 이용해 걸어서 맨하탄으로 돌아갈 것이냐...



논리적으로 생각한다면 브루클린에서 맛집을 찾아 적당히 배를 채운 후, 걸어서 맨하탄으로 돌아가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였습니다. 하지만 하루종일 걸어서 돌아다니느라 피곤한 상태였기 때문일까요? 제 뇌회로는 이미 최대한 단순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으로 기울고 있었습니다. 아니, 브루클린에 대한 아무런 자료도 없는 상태에서 무식하게 걸어다니며 맛집을 선택하기는 귀찮은 일임과 동시에 거의 불가능한 일인 것처럼 느껴졌고, 그렇다면 돌아가는 수밖에 없는데, 지하철을 타고 가는 것보다는 그나마 걸어가는 것이 여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더 나은 대안이 아닐까라는 나름의 논리 체계를 구축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저녁식사는 포기하고 브루클린을 잠깐 돌아본 것으로 만족하고 맨하탄을 향해 유턴 !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얼마 안 걸린 것 같지만, 중간에 우여곡절이 참 많았습니다. 길거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거리 이름 묻기를 수차례... 하지만 그 거리가 어디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혹시 제 영어 발음이 이상했던 것일까요? ㅠㅠ



아무튼 꽤 오랜 시간의 방황을 접고 다시 돌아온 브루클린 브릿지 ! 브루클린 브릿지를 마주하니 마치 고향에 돌아온 듯한 반가움이 앞섰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봤을 뿐이고, 고작 2시간 남짓한 시간을 걸었을 뿐인데 말이죠. ㅋㅋ



밤 늦은 시간, 붉은 노을이 드리운 오후 시간대의 브루클린 브릿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붉은 노을이 펼쳐져 있는 뉴욕이 아늑한 느낌이라면, 빌딩 숲이 발하는 조명 빛으로 장식된 뉴욕은 조금은 차가운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아마 배가 고파서 모든 것이 차갑게 느껴졌을 수도...



늦은 시간인 만큼, 브루클린 브릿지 위를 걷는 사람들도 오후 시간대만큼 많지는 않았습니다.



밤이 되니 더욱 가까워 보이던 맨하탄 브릿지 ! 돌아가는 길에는 맨하탄 브릿지로 걸어가 볼까 싶어서 맨하탄 브릿지 입구까지 걸어갔었는데, 그냥 다시 브루클린 브릿지로 돌아오기로 했습니다. 이유는...없습니다. 그냥 브루클린 브릿지가 좀 더 편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



형형색색의 형광 물감을 뿌려놓은 듯한 뉴욕의 야경... 정말 멋졌습니다. 물론 본격적인 뉴욕 야경을 감상하기 전이기에 이런 생각을 한 것이었지만요. ㅎㅎ



저 멀리 보이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 중학교 때였던가요? 영어 교과서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되었던 것 같은데,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아무튼 조만간 방문하게 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마주하니 가슴이 두근두근~



피곤했음에도 맨하탄 한복판에서 뉴욕 야경을 볼 생각을 하니 저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들어갔나 봅니다. 점점 빨라지는 발걸음...



저와 마찬가지로 맨하탄 야경을 감상하며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저 사람들의 눈에도 제가 한가하게 뉴욕의 야경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였겠죠? ^^; 사실 얼른 브루클린 브릿지의 끝이 보이기만을 바라면서 걸으며 잠시 멈춰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을 뿐...ㅎㅎ



해가 떨어지고 나니 꽤 쌀쌀했던 뉴욕의 밤.



브루클린 브릿지를 거의 다 건너고 나니 오랜 방황을 마무리한 듯한 느낌에 저도 모르게 안도감이... 사실 여행을 하면서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긴 하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심리가 있어서... 브루클린이라는 곳에 도착한 시간이 그렇게 늦을 거라고는...ㅠㅠ 결국 저녁도 먹지 못하고 말이죠. 그래도 브루클린 브릿지를 걸으며 뉴욕의 멋진 야경을 감상했다는 추억을 만들었으니 그걸로 만족해야죠. ^^



이제 그렇게 기대했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위에서 뉴욕 야경의 진면목을 감상할 차례 !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까지 걸어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으로 !! 뉴욕 지하철 몇 번 타 봤다고 이제는 쉽게 목적지까지 향하는 지하철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실 한 번 습득하기만 하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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