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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Daily Event/Diary

봄이 오는 소리, 봄이 가는 소리.

by 맨큐 2011.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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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11년 5월입니다. 많이 춥지는 않았지만, 유난히 길게 느껴졌던 올 겨울. 평소 세월이 가면 가는가 보다 하며 그러려니 했던 저조차도 언제쯤이면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려나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봄이 오고 나니, 언제 또 그렇게 긴 겨울을 겪었댜는 듯 그저 그렇게 무덤덤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땅에선 푸른 잔디가 돋아나고, 나무가지 끝에선 꽃망울이 움트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조금씩 그런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 하고 말이죠.



어느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다가 매번 지나가던 그 길에 개나리가 잔뜩 피어있는 모습을 보고서야 '아, 어느새 봄이 이만큼 왔구나' 느꼈던 것 같습니다.




세월의 지나감을 잠시라도 붙잡아 두고픈 심정으로 2011년의 봄 어느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둬야겠다 생각하고 언젠가 시간이 나면 꽃놀이를 하러 가야지 생각만 하고 있다가 여의도 벚꽃축제가 다 끝나갈 즈음에도 꽃 구경을 하러 가지 못 하고 있었습니다.




주중에는 회사에서 늦은 시간까지 야근하느라 꽃구경은 엄두도 못 내고 있었고, 주말에는 힘들었던 시간을 보상받고 싶다는 생각에 잠자기도 바빴으니까요. ^^;




이러다간 꽃 구경은 커녕 2011년의 빛나는 봄을 그대로 흘려보내고 말 것 같아 4월이 끝나기 전 어느 주말에 잠시 시간을 내어 제 인생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보냈다고 생각하는 곳을 찾았습니다.




꽃 구경을 하고 싶었던 마음이 반이었고, 아름다웠던 추억으로 가득한 그 곳은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한 마음 반이었습니다.




주말이어서 그런지 사람들보다는 꽃들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기 위해, 추억을 만들기 위해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도 있었구요.




곳곳에 피어있던 아름다운 벚꽃.




10년 전 그 당시엔 왜 이 풍경을 보고도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아마도 길가에 흔하게 피어있는 꽃보다는 젊음을 즐기고 있던 제 삶이 꽃보다 훨씬 아름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닏. ^^;




물론 지금도 20대 초반의 청춘은 빛나는 꽃보다도 훨씬 아름다운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당연한 사실을 너무 뒤늦게 깨달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




지금보다 시간이 더 지나서...40대, 50대가 되면 30대를 보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인생에 있어 찬란하기 그지 없는 시간이었다고 반추할 날이 오겠죠?




항상 현재에 충실해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하면서 '아, 그 때가 정말 중요한 순간이었고, 또 즐거웠던 순간이었구나라고 예전에 깨달았어야 했는데...'라며 후회만 반복하는 것만 같습니다. 사실은 이미 알고 있는데도 말이죠.




어쨌든 오랜만에 젊음을 보냈던 장소를 찾으니 20대 때의 거칠 것 없었던 그 때 그 마음을 다시 한 번 느껴볼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복잡했던 머리 속이 정리되는 것 같은 기분.




더불어 봄이 저 멀리 가버리기 전에 봄기운을 잔뜩 느낄 수도 있었구요.




추운 것을 그다지 싫어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확실히 꽃이 피고 날씨가 따뜻해지니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긴 합니다. 따뜻한 기온과 함께 마음 속에 단단히 자리잡고 있던 무언가가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




내년 봄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꽃구경을 하러 가고 싶은데...이루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




뭐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든 아니든, 지금 이 순간이 제 인생 가장 찬란한 순간이라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고 살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에는 변함이 없어야겠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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