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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rand Analysis

고객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쇼핑몰...

by 맨큐 2009.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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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니콘 D300용 단렌즈 시그마 30mm F1.4, 일명 삼식이를 구입했습니다. 니콘용 스피드라이트 SB-900을 구입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고, 스피드라이트의 성능 역시 충분히 만족스러웠지만 니콘 D300을 구입할 당시부터 구입을 고려했던 삼식이의 유혹을 뿌리치기란 너무나도 힘든 일이었습니다.

여행을 떠난다거나 행사가 있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장비를 갖춰야 할 경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일상적인 사진을 촬영할 때 니코르 18-200mm와 SB-900을 동시에 들고 다니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럽더라구요. 결국 평상시 스냅용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예전부터 눈여겨 봤던 시그마 삼식이만한 선택이 없겠다는 판단하에 삼성몰을 통해 삼식이를 구매하고자 했습니다.



삼성몰에서 렌즈를 구입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가 현재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신용카드가 삼성카드인데, 삼성몰이 삼성카드몰의 제휴 쇼핑몰 중 하나라서 삼성카드몰을 통해 삼성몰에 접속해 제품을 구입할 경우 2%의 적립금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당시 대형 쇼핑몰 중에서 시그마 니콘 마운트 30mm F1.4를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 곳이 삼성몰이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무이자 6개월 할부 서비스도 적용받을 수 있었구요.

삼성몰을 통해 삼식이를 구입한 것은 지난 2월 16일 오전 6시 25분이었고, 결제 금액은 523,000원이었습니다. 목요일 즈음에 단렌즈가 필요한 일이 있어서 배송일자를 고려해 월요일 아침 출근 전에 잽싸게 구매를 완료하고 들뜬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했죠. 꿈에 그리던(?) 삼식이를 조만간 가지게 될 수 있었으니까요. ^^;

그런데 2월 16일 오후 5시 02분에 저장되어 있지 않은 일반 전화번호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당시 교육을 받고 있어서 전화를 받지 못했는데, 잘못 걸려온 전화겠거니 싶어 교육이 끝나고 나서도 해당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 보지는 않았습니다. 잘못 걸려온 전화가 아니라 제게 용무가 있는 전화라면 분명 다시 전화를 걸 거라고 판단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약 1시간 정도가 지난 오후 6시 13분경 동일한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제게 용무가 있는 전화가 분명한 것 같아 전화를 받았더니 그 날 오전에 시그마 렌즈를 주문했던 쇼핑몰인 삼성몰에서 걸려온 전화였습니다.

삼성몰에서 제게 전화를 건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제가 주문한 시그마 30mm F1.4 재고가 없으니 죄송하지만 주문을 취소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사과의 표현을 덧붙이기는 했지만 배송일자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제품을 구입한 저 역시 상당히 당황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월요일 오전에 쇼핑몰에서 주문하면 수요일까지는 확실하게 배송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바쁜 출근시간에 약간 무리해서 월요일 오전 중에 주문했던 것인데, 이제 와 제품을 주문, 결제한 쇼핑몰에서 주문을 취소하고 다른 쇼핑몰에서 동일한 제품을 주문할 경우 수요일까지 제품을 배송받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재고가 없다면 진작에 연락을 해줘야 할 것 아니냐고 했더니 제게 전화를 한 상당원은 '아까 4시 즈음에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으셔서 어쩔 수 없었다'고 답변하시더군요. 상담원 분께서 제게 처음 전화를 건 시간은 오후 5시였는데 말이죠. 게다가 설혹 상담원 분께서 오후 4시에 전화를 하셨더라도 그 때 곧바로 다른 쇼핑몰에서 주문을 하더라도 주문한 제품의 배송이 당일에 처리되기는 불가능한 시간대였습니다.

늦게 연락을 한 것에 대한 불쾌감을 표현하고 나서 목요일에는 일단 니코르 18-200과 스피드라이트를 활용할 생각으로 언제쯤 30mm F1.4 재고가 확보될 것 같은지 여쭤봤습니다. 그랬더니 아무리 빨라도 1달 안에 재고가 확보되는 일은 불가능할 것 같고, 1달~2달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쇼핑몰에서 제품을 확보하는데 무슨 시간이 이렇게 많이 걸리는지 의심스러웠지만 상담원 분께서 너무나도 확고하게 1달 이후라는 기한을 못박아 주시니 저도 그 이상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전화를 받은 다음날인 2월 17일 9시 16분에 주문 결제를 취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쇼핑몰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무이자 할부 혜택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지만 삼식이를 구매하기 위해 1달이라는 시간을 기다릴 수는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삼성몰에서 주문한 시그마 30mm F1.4 주문 결제를 취소하고 난 이후 다시 접속했던 삼성몰에서 약간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제가 결제를 완료했던 2월 16일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523,000원의 가격이 책정되어 있던 시그마 니콘/후지용 30mm F1.4의 가격이 582,000원으로 수정되어 있던 것입니다. 물론 해당 제품을 일시 품절 상태로 주문을 할 수 없었지만, 이 때부터 삼성몰 측에서 해당 제품의 가격을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실수를 주문 취소라는 방법을 통해 해결하고자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의심을 하게 된 것은 당시 삼성몰에서 판매 중이었던 시그마 30mm F1.4 제품 중 523,000원이라는 가격이 책정된 것은 니콘/후지용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캐논용, 소니/미놀타용의 경우 582,000원의 가격이 책정되어 있었거든요. 주문 당시부터 니콘/후지용이 약간 더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는 이유가 궁금하기는 했지만, 특별 할인가인가 보다라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주문 결제를 완료했더랬습니다.

아무튼 모든 시그마 30mm F1.4 라인업 제품들이 'SOLD OUT'인 것을 보고는 삼성몰에서는 정말 삼식이 재고를 확보하기가 어려운가 보다 싶어 다른 쇼핑몰을 이용해 동일한 제품을 주문했습니다. 물론 덕분에 최초 삼성몰에서 결제한 금액보다 약간 더 비싼 가격, 하루 늦어진 배송을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뒤늦게 주문한 시그마 30mm F1.4의 경우 주문 취소 등의 문제 없이 제 시간에 배송받을 수 있었고, 며칠 동안 꽤나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삼식이의 성능에 감탄을 표한 이유에 대해 저 역시 심히 공감하면서 말이죠. ^^;



그렇게 만족스럽게 단렌즈의 세계에 빠져가고 있다가 문득 제게 재고 부족이라는 황당한 이유로 주문 취소를 강요(?)했던 삼성몰에서 약속했던(?) 대로 여전히 재고가 확보되지 않은 것인지 확인해 보고 싶은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삼성몰에 접속해 본 것은 지난 2월 25일 즈음이었습니다. 2월 16일에 재고 부족이라는 이유로 주문을 취소한지 약 10일 정도가 지난 시점. 그 때 제게 전화를 주셨던 직원 분의 말에 의하면 삼성몰에서는 시그마 30mm F1.4를 판매하고 있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제게 말씀하셨던 재고 확보까지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인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실망스럽게도 삼성몰에서 시그마 니콘 마운트 30mm F1.4가 당당하게 판매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공되는 추가 상품권에 약간의 변화를 주고, 가격도 582,000원보다 약간 낮게 책정해 판매하고 있더군요. 삼성몰에서 주문 결제를 취소하고 난 이후 '혹시 가격 표기 실수 때문에 내게 주문 취소를 강요한 것은 아닐까'라는 의혹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게다가 분명 니콘용 제품인데도 상품 특성의 마운트를 선택하고자 하니 '캐논용'만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캐논용 삼식이를 별도로 디스플레이하기 귀찮아서 저렇게 옵션을 설정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상품 제목에는 니콘용이라고 못박아 놓고, 옵션에서 캐논용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약간은 어설퍼 보이네요.

삼성몰에서 시그마 니콘 마운트 30mm F1.4를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 2월 25일 즈음이었으니 그 이전부터 판매 중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확실한 것은 삼성몰 직원 분께서 말씀하셨던 한 달은 커녕 10일이 채 지나기도 전에 시그마 니콘 마운트 30mm F1.4 제품의 재고가 확보되었다는 사실이겠죠. 만약 다시 한 번 2월 16일의 상황으로 돌아가 삼성몰 직원 분께서 재고 확보까지 10일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 같다라고 말씀하신다고 해도 '그 때까지 기다리겠다'라고 답변을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마 주문 취소하고 다른 쇼핑몰에서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크겠죠. 당시에는 하루라도 빨리 삼식이를 손에 넣고 싶은 생각 뿐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자신들의 제품 가격 표기 실수를 재고 확보 불가능이라는 아마도 거짓일 가능성이 큰 이유로 고객에게 주문 취소를 강요한 것에 대해서는 불쾌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2월 16일 당시에는 재고 확보가 힘들어서 한 달 이내에는 제품을 재판매하기 어려웠던 상황이었음이 사실임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형 쇼핑몰에서 멀쩡하게 판매되고 있는 것처럼 표시되고 있던 제품을 고객이 주문한 이후에야 재고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는 점, 그리고 재고 확보에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삼성몰 자체의 제품 관리 능력에 커다란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라 생각합니다. 삼성몰을 이용하는 다른 고객들에게는 삼성몰이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게는 '믿을 수 없는 쇼핑몰' 중 한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현재 삼성카드몰에서는 2월 16일까지 삼성카드몰의 제휴 쇼핑몰 중 하나였던 삼성몰이 명단에서 누락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예전에는 제휴 쇼핑몰이 변경될 경우 메일이나 공지사항을 통해 알려주곤 했는데, 이번에는 별다른 공지가 없어서 일시적인 시스템 변경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얼마 전 제가 겪었던 일련의 사건을 고려한다면 삼성몰은 삼성카드의 제휴 쇼핑몰이 될 자격이 없으니 지금처럼 제휴 쇼핑몰에서 빠져 있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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