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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ield of Action/I ♡ 올림픽

이승엽 선수, 전생에 무슨 큰 덕을 쌓았길래...

by 맨큐 2008.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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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야구 대표 선수들이 쿠바를 3:2로 이기고 금메달을 획득한 소식은 다들 잘 알고 계실 것 같습니다. 가슴 졸이며 직접 중계방송으로 금메달 획득 장면을 지켜보신 분들도 계실 테고, 뒤늦게나마 뉴스를 통해 금메달 획득 소식을 접한 분들도 계시겠지만,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야구에서의 금메달 소식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감동을 받으셨을 것 같아요. 물론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구요.




9전 전승으로 야구에서의 금메달이 확정되고 나서 우리나라 야구 대표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뛰쳐나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을 때 유독 눈에 띄는 한 선수가 있었습니다. 다들 예상하고 계시듯 이승엽 선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 대한민국 대표팀의 4번 타자 이승엽 선수는 올해 부상과 부진을 거듭한 끝에 소속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2군행을 통보받았고, 이러한 상황에서 자원해서 대표팀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합류한 올림픽 예선리그에서의 이승엽의 성적은 22타수 3안타, 1할 3푼 6리에 그쳤습니다. 이승엽 선수 스스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으로 동료들과 감독님께 죄송하다는 말을 했을 정도니 예선리그를 거치는 동안 그의 심적 부담이 얼마나 컸을 것인지는 충분히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하지만 '스타는 큰 경기에 강하다'고 했던가요? 이승엽 선수는 8월 22일 열렸던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극적으로 부진으로부터 탈출하게 됩니다. 일본과 2:2로 맞선 8회 말 1사 1루의 찬스에서 이승엽 선수는 일본의 이와세 히토키 투수로부터 우측 펜스를 넘기는 투런 홈런을 날리며 한국의 6:2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그 동안의 부진을 날려버리는 한 방이었지요. 그리고 본인으로서는 그 동안의 부진으로 인한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을 씻을 수 있는 한 방이기도 했구요. 이 홈런으로 올림픽이라는 무대에서 한국 대표팀에게 최소 은메달을 확보할 수 있게 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병역 미필이었던 14명의 후배들에게는 병역 혜택이라는 엄청난 선물을 안겨주었으니까 말이죠.




이렇게 부진으로부터 벗어난 이승엽의 활약은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도 계속되었습니다. 사실 대한민국의 영원한 숙적 일본을 꺾는 선봉장의 역할을 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승엽이라는 이름값을 해낸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쿠바와의 결승전 경기 초반은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시청을 했더랬습니다. 지더라도 은메달은 먹고 들어가는 경기였으니까 말이죠. 물론 금메달을 따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곘지만, 상대가 아무 야구 최강이라는 칭호를 얻고 있는 쿠바였으니 큰 기대는 하지 않았더랬습니다. 예선리그에서도 한 번 이겼던 상대인데 왜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지 모르겠네요. ^^;




1회 초, 이승엽 선수는 첫 타석에서 쿠바 선발 곤잘레스로부터 좌측 펜스를 넘기는 선제 투런 홈런을 때려냈습니다. 약간 빗맞는 바람에 맞는 순간 홈런이 될 것이라 예상하지는 못했지만 '어, 이거 또 넘어가는 거 아니야?' 싶은 타구였죠.




결국 이승엽의 타구는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이 되었고, 이 홈런 한 방은 결국 우리나라 대표팀 선수들에게 다시 한 번 쿠바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괴물 투수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 주기도 했을 테구요.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이승엽 선수.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최고의 야구 선수가 누구인가에 대해 묻는다면 주저없이 KIA의 이종범 선수를 선택(KIA 팬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종범 선수의 전성기 시절 활약을 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겠지만, 이 순간만큼은 이승엽 선수의 존재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더군요. 저렇게 큰 무대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한 방을 때려주는 역할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것도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대한민국 대표팀이 야구 금메달을 따내는데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는 이승엽 선수. 정말 자랑스러운 모습입니다. 일본, 그리고 쿠바와의 대결에서 각각 한 방씩 홈런을 떄려낸 후 제 역할을 해냈다는 생각에서인지 편안해 보이는 표정이네요. ^^




이승엽 선수의 활약으로 태극기가 한가운데에 자리잡을 수 있었습니다.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에 그 누가 대한민국이 야구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낼 수 있을 것이라 상상했을까요? ㅎㅎ




경기가 끝난 직후 뉴스에서도 중심 화제는 단연 이승엽 선수였습니다. 쿠바전에서의 이승엽 선수의 활약은 '역시 이승엽'이라는 뉴스 타이틀과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22일, 일본과의 준결승 경기 결과를 보고 나서 '이승엽 선수는 도대체 전생에 얼마나 큰 공덕을 쌓았길래 고비마다 이렇게 감동적인 활약상을 보여주는 것일까?'라며 이야기꽃을 피운 적이 있었는데,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도 홈런을 때려낸 것을 보니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더더욱 궁금해지네요. 이렇게 감동적인 드라마를 연출하며 국민적인 스타로 대접받으려면 분명 전생에 부처 혹은 예수 못지 않은 은덕을 쌓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혹시 이승엽 선수는 전생에 부처였을까요? ^^

올림픽 무대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큰 활약을 해 준 이승엽 선수. 앞으로 일본 무대에서도 지금까지 그랬듯이 부상 없이 올림픽 못지 않은 활약을 펼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서도 활약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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