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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ield of Action/I ♡ 올림픽

올림픽 메달 종합 순위 결정, 어떤 방식이 최선일까?

by 맨큐 2008.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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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 8일째인 오늘, 우리나라는 현재 금메달 6개, 은메달 7개, 동메달 3개로 종합 순위 4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 금메달 10개를 획득해 종합 순위 10위 달성을 목표로 삼았던 것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순항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메달을 기대했던 종목들에서 아깝게 메달을 놓쳐서 선수 본인은 물론 경기를 지켜보는 국민들도 아쉬워하기도 하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종목에서 선전한 선수들 덕분에 기대하지 않았던 기쁨과 즐거움을 만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포츠의 묘미가 바로 이런데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올림픽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 동안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흘렸던 노력에 대한 격려 차원에서인지 금메달을 딴 선수들에 대해서만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되는 듯한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올림픽이 개최될 때마다 매번 이러한 비판적인 여론이 나타나는 것 같긴 하지만요. 아마도 방송사 및 언론사의 '금메달 지상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올림픽 중계 방식을 비판함으로써 균형잡힌 중계 방식으로 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이러한 금메달 지상주의가 방송사 및 언론사에 의해서 생긴 것이 아니라 국민 대다수가 공유하고 있는 정서라고 믿는 편입니다만...



<금메달 순으로 본 베이징 올림픽 종합 순위 (출처 : 다음 스포츠, 베이징 2008)>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현재 우리나라는 6개의 금메달을 획득해 종합 순위 6위를 마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종합 순위 방식은 오로지 각 국가가 획득한 금메달의 수에 의해 순위가 결정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경우 은메달, 동메달을 아무리 많이 획득하더라도 금메달의 숫자가 적으면 순위에서 밀리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메달 합계 순으로 본 베이징 올림픽 종합 순위 (출처 : 다음 스포츠, 베이징 2008)>

이와 같은 부작용 때문에 몇 년 전 올림픽부터 우리나라에서도 금메달 순 종합 순위가 아닌 메달 합계 순 종합 순위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에 의하면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의 총합계에 의해 순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금메달을 몇 개나 획득했는지 여부의 중요성은 큰 폭으로 감소하게 됩니다. 그리고 금메달 순으로 종합 순위를 결정할 때와 비교하면 상당 수의 국가 순위에 변동이 발생합니다. 실제로 금메달 순으로 종합 순위를 결정할 때 2위에 불과(?)한 미국이 메달 합계 순으로 종합 순위를 결정하면 1위로 등극하게 됩니다. 호주의 경우도 금메달 순으로 종합 순위를 결정할 경우 6위지만, 메달 합계 순으로 종합 순위를 결정하면 3위로 급부상하게 되며, 심지어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던 네덜란드(금메달 순 방식에 의할 경우 14위)가 10위권 안에 모습을 나타내는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이와 같은 종합 순위 결정 방식 중 어떤 방식이 더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개인적으로 전 둘 다 별로 마음에 안 듭니다. 두 방식 모두 극단적인 순위 결정 방식이거든요. 그럼 기존의 순위 결정 방식에 대해 약간이나마 학문적으로 검토해 보고, 어떤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금메달 순 종합 순위 결정 방식입니다. 이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사전편찬법적 선호체계'에 기반한 순위 결정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금메달이 은메달에 비해, 또 은메달이 동메달에 비해 너무나도 큰 의미를 가지게 되기 때문에 은메달이 아무리 많더라도 금메달 수가 적을 경우 종합 순위에서 밀리게 됩니다. 이러한 선호체계를 사전편찬적 선호체계라 부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전을 편찬할 때 자음의 경우 ㄱ, ㄴ, ㄷ, ... 그리고 모음의 경우 ㅏ, ㅑ, ㅓ, ㅕ, ... 순으로 단어를 배열하는데, 항상 단어의 첫 자음 순서를 정한 다음에야 모음의 순서를 따지게 됩니다. 한 단어의 뒷부분에 아무리 많은 'ㄱ'이나 'ㅏ'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첫 자음이 'ㅎ'이면 사전의 제일 뒷부분에 등장하게 되는 것이죠. 금메달 순 순위 결정 방식도 금메달 획득 숫자를 먼저 고려하고 난 후에야 금메달 수자 동일할 경우에 한해 은메달, 동메달 획득 숫자를 고려하기 때문에 사전편찬적 선호체계에 기반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메달 합계 순 종합 순위 결정 방식입니다. 이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공리주의적 선호체계'에 기반한 순위 결정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벤담의 유명한 경구인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말에 집약되어 있듯이, 공리주의적 선호체계에 의할 경우 금메달과 은메달, 동메달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입니다.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의 가치를 모두 동일하게 평가하기 때문이지요.

앞에서 제가 2가지 종합 순위 결정 방식이 너무나 극단적이라고 말씀드렸던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사전편찬법적 선호체계'에서는 금메달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부여함으로써 은메달, 동메달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공리주의적 선호체계'에 기반한 메달 합계 순 종합 순위 결정 방식의 경우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의 가치를 모조리 동일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분명 차이가 있는 것임에도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지요. 물론 이러한 방식을 원하는 분들이 계시기에 등장한 것이긴 할 테지만,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을 전부 동일한 정도로 평가하는 것은 분명 극단적인 방식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대안은? 금메달 순 종합 순위 결정 방식과 메달 합계 순 종합 순위 결정 방식을 적절히 섞는 방법이 있습니다. 즉, 금메달과 은메달, 동메달에 약간의 차별을 두되, 금메달 순 종합 순위 결정 방식에서처럼 금메달에 절대적인 값어치를 주지 않는 방식입니다. 즉, 금메달에는 3점, 은메달에는 2점, 동메달에는 1점을 부여함으로써 각 메달의 가중치를 고려하여 최종 합산된 점수를 바탕으로 종합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물론 이렇게 종합 순위를 결정할 경우 계산이 약간 복잡해진다는 문제가 발생하긴 하지만요. ^^; 이러한 방식은 '수정된 공리주의적 선호체계'에 기반한 종합 순위 결정 방식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단 앞에서 말씀드린 금메달 순 종합 순위와 메달 합계 순 종합 순위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전통적인 방식이었던 금메달 순 종합 순위가 좀 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외국에서는 메달 합계 순 종합 순위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구체적으로 각 국가별로 어떠한 방식으로 종합 순위를 결정하는지 궁금하네요. 이 부분은 해외에 계신 분들의 정보 제공이 필요할 듯 합니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땀흘리고 있는 선수들의 노력이 메달을 땄느냐 따지 못했느냐에 따라 다르게 평가받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금메달을 딴 선수라고 해서 은메달, 동메달을 딴 선수를 제쳐두고 그 선수에게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것은 분명 잘못된 태도일 것입니다. 은메달, 동메달도 충분히 뛰어난 결과물이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언론의 금메달 지상주의식 태도에 대한 반감으로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의 값어치를 모두 동일하게 평가하는 것 역시 잘못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좀 더 뛰어난 결과를 낳기 위한 동기 부여, 혹은 그 선수의 노력에 대한 대가를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의 차별성을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여러분들은 올림픽 종합 순위를 어떻게 결정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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