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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_Asia&Oceania/Mongolia

몽골 여행, 그 세번째 이야기 - 테렐지 국립공원 (1/2)

by 맨큐 2007.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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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몽골에서의 첫 공식 일정 !

울란바토르에 있는 한국 식당과 묵고 있던 호텔의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해 최대한 여행 정보를 모음으로써, 한국에서 계획했던 부실한 여행계획서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었다.

몽 골로 출발하기 전까지 당초 계획은 먼저 비행기편을 확보해 '홉스굴 호수'를 방문하는 것이었지만, 비행기 좌석 확보 문제 해결이 여의치 않아 어쩔 수 없이 계획을 변경해야만 했다. 마지막 일정으로 계획했던 '테렐지 국립공원'에 먼저 방문하기로 결정하고 2명의 몽골 현지 가이드를 섭외했다. 운전 중인 분이 솜벨씨, 조수석에 있는 분이 벌더씨.

가이드를 소개해 주신 교포 분 말씀으로는 몽골 남성들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나이순으로 서열을 정하려는 경향이 있으므로 편하게 여행하기 위해 우리 나이를 35살 정도로 속여서 말하라고 했다. 그래서 처음 소개할 때 우리 나이를 35~36살이라고 하니 약간 놀라는 표정이었다. 처음 봤을 때 20살인 줄 알았다고 한다. (하하~ ;;;) 늦게나마 이 자리를 빌어 나이 속인 점을 사과하고 싶다.

출발하기 전에 한국 물건을 파는 슈퍼마켓에 들러 여행에 필요한 물건 몇 가지를 구입했다. 라면, 음료수, 물, 보드카 몇 병, 그리고 김치 ! 슈퍼마켓에서 한국 김치까지 파는 걸 보면(물론 중국산이었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긴 하는가 보다.



어쨌든 솜벨씨의 멋진 차 덕분에 출발부터 편안한 여행이었다.
게다가 두 분 모두 한국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어 한국어 의사소통에도 전혀 지장이 없었다.




시내를 벗어나기 시작할 즈음부터 등장한 몽골 전통 가옥인 '게르'.
유목민의 특성상 이동이 잦았기 때문에 쉽게 이사가 가능하도록 저런 형태의 집을 짓고 살았다 한다. '테렐지 국립공원','홉스굴 호수' 현지에서 '게르'에서 묵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쌀쌀한 기운으로 인해 새벽에는 약간 추위를 느껴야만 했다. 몽골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이라면 이에 대비해 가벼운 침낭 하나 정도 챙겨가시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슬슬 몽골의 멋진 자연 경관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접어들었다.
울란바토르로 흐르는 '툴 강'인데, 저 곳에서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정 신없이 사진을 찍고 있으니 가이드를 맡으신 솜벨씨가 웃으면서 카메라 메모리가 충분하지 않으면 이런데  사진 찍으면서 메모리 낭비하지 말라고 충고를 한다. 테렐지 국립공원에 도착하게 되면 이것보다 훨씬 멋진 경치를 충분히 맛볼 수 있을 거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이다.




솜벨씨의 차 썬루프를 열고 찍은 사진.
지 평선이 보인다. 도로 사정이 열악하긴 하지만 울란바토르 시내를 벗어나면 도로 위를 달리는 차가 별로 없어서 상쾌한 주행을 계속할 수 있었다. 몽골의 도로에서는 중앙선, 차선, 신호등을 찾아보기 어렵다. 덕분에 울란바토르 시내의 출퇴근시간에는 차가 엄청나게 막힌다는 점에 유의!




2시간 정도를 달린 끝에 도착한 장소로 소원을 비는 곳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우리나라에 비해 규모가 훨씬 큰 것 같다. 한국에서 몽골 여행을 준비하는 와중에 웹서핑을 통해 몽골에 다녀온 분들의 사진을 통해 본 적이 있었는데, 몽골 테렐지 국립공원에서는 나름 유명한 곳인 듯 하다. 우리도 솜벨 씨의 배려로 잠깐 멈추어서 소원을 빌 수 있었다. 돌무더기 주변을 3바퀴 돌고 돌 하나를 던지면서 소원을 빌면 끝~ 이 때 빌었던 소원이 정말 이루어졌던 걸 보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어차피 이루기 어려운 일이라 생각하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빌었던 것이었음에도 이루어진 걸 보면 말이다. :)




테렐지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몽골인은 테렐지 국립공원에 공짜로 입장 가능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은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1인당 3000 투그릭 정도의 요금이 부과된다. 먼저 포스팅한 '몽골 여행, 그 두번째 이야기 - 울란바토르 편'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1투그릭은 우리나라 돈으로 1원과 비슷한 금액이다. 고로 '테렐지 국립공원'의 입장료는 3000원 정도인 셈이다.




국립공원 입구를 지나고 얼마 안 있어 우리와 같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낙타를 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도 나중에 테렐지 국립공원에서의 관광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솜벨씨가 태워줘서 한 번 타 볼 수 있었다. 물론 가이드비에 포함된 것일 테지만 말이다. 보는 것과 달리 의외로 낙타 등이 높아서 말을 탈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테렐지 국립공원의 산과 하늘의 모습. 너무 깨끗하다.




'테렐지 국립공원' 내부에 가까워질수록 자연 방목 중인 소 떼를 자주 만날 수 있었다. 자동차 따위의 질주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도로 건너편 풀밭으로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목적지로 향하던 도중 마주친 유명한 거북바위. 멀리서 보면 정말 거북이 모습과 비슷하게 생겼다. 거북이 머리처럼 생긴 곳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테렐지에서 울란바토르로 복귀하는 날 바위 위로 올라가 볼 수 있었다. 멀리서 볼 때는 몰랐는데, 생각보다 높은 곳이어서 아찔했다. 거북바위 위에 오를 때의 사진은 다음 포스팅에서..




경치도 구경하고, 등산도 하면서 쉬엄쉬엄 4시간여를 달린 끝에 '테렐지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도중에 게르 캠프 안에 공룡 조형물이 세워져 있길래 신기해서 한 컷! 분명 가이드로부터 설명을 들었는데 지금은 잘 기억이 안 난다. 아마도 관광 상품의 일종이 아니었나 싶다.




1박 2일 동안 머무를 숙소 도착! 몽골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게르'에 들어가 보았다. 위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게르'에서의 하룻밤은 8월임에도 불구하고 단단히 추위와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테렐지 국립공원에서의 하룻밤은 그다지 춥지 않았다. 아니, 추울 수가 없었다. 밤새 양고기를 안주로 보드카를 신나게 마셔준 덕분에 정신없이 골아떨어져 버렸으니...




숙소에 도착한 후 주인 아주머니께서 내주신 수프와 과자(?). 양젖으로 만든 것이라 한다. 상당히 느끼했지만, 차마 호의를 거절할 수 없어 끝까지 맛있는 척 하면서 먹었다. 몽골을 여행하면서 다른 음식만큼은 거부감이 들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이 날 먹었던 양젖 수프와 과자를 먹는 것은 약간 고역이었다.




테렐지 국립공원에 도착한 날의 하이라이트!
말을 타러 가기 전에 저녁식사로 부탁해둔 '허르헉'을 만드는 모습이다.
'허르헉'은 몽골 전통음식으로 양을 오랜 시간 동안 푹 쪄내서 만든 음식이다.

위에서 보는 것처럼 양을 잘 발라내는 것이 포인트!
가이드 말에 의하면 저렇게 양을 발라내는 일은 아무에게나 맡기지 않는다고 한다. 양의 피가 흐르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고, 죽는 과정에서 양이 겪어야 할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별한 기술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허용되는 일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옆에서 지켜본 결과 그런 것도 같아 신기했다. 징그럽긴 하지만 처음 보는 장면이라서...;;;




'허르헉'을 만들기 위해 불을 지피는 장면.
우리 숙소에서는 여기까지의 과정만 지켜보고 바로 말타고 놀러갔기에 '허르헉'을 만드는 다음 과정은 말을 타고 국립공원을 돌던 도중 잠깐 들렀던 다른 캠프에서 찍은 사진으로 대신한다.




이렇게 생긴 압력 솥(?)에 큼직한 돌멩이들과 감자, 당근, 양고기 등을 넣어 푹 쪄낸다. 우리가 말을 타고 놀았던 시간이 4시간~5시간 정도 되는데, 숙소로 돌아온 시간에 맞춰서 저녁식사가 준비된 것을 보니 4시간 정도를 쪄내야 '허르헉'이 완성되는 것 같다.




위 사진이 바로 완성된 '허르헉'의 모습.
사진만 봐도 군침이 절로..^^;


'허르헉'을 주문해 놓고 말을 타고 대초원을 질주하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출발했다. 우리를 위해 적당한 말을 골라주는 모습이다.



몽골에 가면 반드시 말을 탈 것이라 결심했기에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온 '목장갑'을 끼고 말을 향해 다가섰다. 질주하는 말 위에서 고삐를 잡고 있다 보면 손에 상당한 부담이 갈 수 있기 때문에 말을 타려면 장갑은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어린 시절, 어린이대공원 같은 곳에서 잠깐 경험했던 것을 제외하면 말을 타 보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살짝 긴장됐다. 승마와 관련된 만화책에서 읽었던 '항상 말의 왼쪽에서 말 위에 올라타라', ' 말 뒤로는 절대 다가가지 마라'는 교훈을 새기며 조심스레 말 위에 올랐다. 의외로 능숙해 보이는 모습? ^^;




말 위에 앉아 조심스레 강을 건너고 있다. 말이 중심 못 잡고 강물에 둥둥 떠내려가면 어쩌나 싶었지만, 역시나 기우에 불과했다. 처음 타 본 것이라 그런지 위에서의 모습과 달리 왠지 어색하게만 보인다. 하지만 우리와 다르게 몽골인가이드들은 정말 말을 잘 탄다. 어렸을 때부터 말과 함께 자란 사람들이니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를 태운 말이 왠지 힘들어 보인다 싶었는데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말 위에서 떨어질까 봐 겁이 나 힘을 너무 꽉 줬던 탓인지 지쳐버렸나 보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부러워하는 우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말을 타고 강물을 거침없이 가로지르는 말 주인인 꼬마 녀석 !


말 주인인 꼬마 녀석이 물 속에서 말 타는 것이 부러워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나 역시 말을 탄 채로 강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말 위에 앉아 강을 건너는 그 기분이란!!!



어두워서 잘 안 보이기는 하지만, 말을 탄 채로 강물에 뛰어든 3명 중 가운데가 용감한 내 모습이다. ^^
이 때서야 '아, 내가 정말 여행을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다시 한 번 경험해 보고픈 순간.




물놀이를 했던 곳.
물이 참 맑아 보인다.




우리나라였더라면 이런 장소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을 텐데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덕분에 아주 여유롭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 마치 강 전체를 전세라도 낸 것 마냥...^^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업로드하고는 싶지만, 미처 수영복을 가져가지 못 해서 속옷 한 장만 걸친 채 물에 첨벙 뛰어든 터라 부끄러워서 차마 올리지는 못 하겠다. ^^;




물놀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말 위에서 한 컷!
마치 내가 징기스칸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었다. :)




숙소에 도착하니 주인 아주머니께서 '허르헉'을 완성시켜 놓으셨다.
몽골인 가이드 벌더씨도 배가 고팠는지 손수 '허르헉'을 옮기는 모습이다.
아까 이미 다른 캠프에서 '허르헉'의 모습을 보았던지라 나 역시도 얼른 맛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모습.
일단 감자를 따로 골라낸다.




다음으로는 메인메뉴라 할 수 있는 양고기를 따로 접시에 덜어낸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저녁식탁의 모습. 사실 '허르헉'마저도 느끼한 것은 아닐까 약간 걱정했으나, 실제로 맛본 '허르헉'은 느끼함을 걱정했던 사실조차 잊게 할만큼 정말 맛있었다! 배불러서 다 못 먹고 남겼던 것이 천추의 한이다. 물론 밤에 술안주로 모두 해치워버리긴 했지만 말이다. 양도 푸짐한 데다가 맛있기까지! '허르헉' 최고! ^^




'허르헉'을 만들 때 찜통 안에 커다란 돌멩이를 같이 넣어서 찌는데 이 돌을 만지면 건강에 좋다면서 식사 전에 하나씩 나눠주셨다. 아마도 원적외선 비슷한 효과를 노리는 것인가 보다. 매우 뜨거우니 만질 때 조심할 것! 식사 전에 만져봤는데 너무 뜨거워서 식사가 끝난 후에야 이렇게 들고 건강 증진을 도모할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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