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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격자>는 꽤 오래 전에 개봉한 영화이긴 합니다만,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성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니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주의해 주세요 !!!
2008년 상반기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나홍진 감독의 영화 <추격자>. 50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상반기 최고 흥행 영화에 오른 것은 물론이고, 6월 27일 열렸던 대종상 영화제에서는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기획상, 촬영상, 남자인기상 등 6관왕에 올랐으며, 제12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영화제에서도 경쟁부문인 부천 초이스 장편부문 작품상을 비롯해 유럽 판타스틱 영화제 연맹 아시아 영화상과 여우주연상(서영희)을 수상하면서 3관왕에 올랐으니 2008년 상반기 최고의 작품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추격자>는 21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유영철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영화 개봉 전부터 익히 알려져 있었고, 영화 홍보 역시 전직 형사였지만 이제는 보도방을 운영하고 있는 '중호'(김윤석)와 희대의 살인마 '영민'(하정우)과의 대결에 초점을 두고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영화 메인 포스터에 씌여져 있는 것처럼 '대한민국을 뒤흔든 희대의 살인마를 잡은 것은 경찰도 검찰도 아닌 전직 형사 '중호'입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알 수 있는 사실은 영화 <추격자>는 기본으로 삼고 있는 스토리 및 주요 인물들에 대한 정보들을 모두 공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범인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범인을 잡는 것이 누구인지 숨기지 않는다는 사실은 어떻게든 막판까지 관객으로부터 범인을 숨기려는 일반적인 범죄 스릴러물과는 사뭇 다른 점이라 할 수 있죠. 이렇게 영화의 모든 것이 까발려진 상황에서도 수많은 관객들이 <추격자>를 찾았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추격자>의 두 주인공 하정우와 김윤석의 숨막힐 듯한 연기력은 물론 <추격자>로 장편 영화 감독으로 데뷔한 나홍진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합니다.
<추격자>의 기본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보도방을 운영하는 전직 형사 '중호'. 최근 자신이 데리고 있던 여자들이 연속적으로 실종되는 일이 발생합니다. 처음에는 별 일 아니라 생각했던 '중호'이지만, 방금 전 미진을 불러낸 손님의 전화번호와 지금까지 사라졌던 여자들이 마지막으로 통화한 번호가 일치함을 우연히 발견하게 됩니다.
중호의 직감대로 미진마저 연락이 두절되고, 중호는 미진을 찾아 헤매던 중 우연히 ‘영민’과 마주칩니다. 중호는 영민의 옷에 묻은 피를 보고, 영민이 바로 그놈인 것을 직감하고 추격 끝에 그를 붙잡습니다. 이 때부터 시작된 중호와 영민의 추격전은 그야말로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영화 <추격자>가 범죄 스릴러물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영화 초반부터 이미 범인이 누구인지 만천하게 공개해 버렸기 때문에 관객들로서는 맥이 빠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추격자>는 하정우와 김윤석의 뛰어난 연기를 통해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숨막히는 심리를 너무나 노련하게 연출함으로써 이러한 우려를 단숨에 날려버립니다. 범인을 잡기 위한 김윤석의 추격전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마저도 숨가쁘게 할 만큼 관객들을 영화 속의 중호와 영민에게 몰입하게끔 하죠.
중호에 의해 붙잡힌 영민은 경찰서에서 너무나도 담담하게 실종된 여자들을 모두 죽였다고 고백합니다. 영민의 자백에 의해 경찰서는 발칵 뒤집히지만, 증거가 없는 경찰들로서는 우왕좌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지게 됩니다. 이러한 경찰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영민은 미진이 아직 살아 있을 거라며 태연하게 미소짓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여성들을 죽이고, 그러한 사실을 경찰서에서 마음대로 해 보라는 듯 자백하는 범죄자를 연기하는 하정우의 연기력은 정말 최고입니다.
경찰이 미진을 구출하기보다는 증거를 먼저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사이, 중호는 미진이 살아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미진을 찾아 나섭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을 테니, 그냥 결말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중호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죠. 우여곡절 끝에 갇혀 있던 집에서 탈출한 미진은 우연히 자신이 숨어 있던 슈퍼마켓에 들른 영민에게 들키게 되고, 영민은 미진을 너무나 잔혹하게 죽이니까 말이죠.
사실 서영희가 연기한 미진은 극 중에서 많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중호가 어떻게든 미진을 구출해 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생계를 위해 일을 하러 나간 미진이 불쌍해서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홀로 남겨진 미진의 딸이 가여워서일 수도 있을 테구요. 그것도 아니면 대한민국 경찰들이 억울하게 유괴된 한 명의 여성조차 보호하지 못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꼈기 때문일 수도 있겠죠. 아무튼 미진이 구출되기를 바라는 마음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테지만, 이러한 믿음은 영화 속에서 미진이 영민에 의해 살해됨으로써 철저하게 붕괴됩니다. 미진이 탈출에 성공한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미진이 목숨만은 건지게 되었구나라고 안심하게 될 무렵, <추격자>는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서도 극적인 구출 따위는 없다는 듯, 미진의 살해 장면을 관객들에게 보여줍니다. 비록 살해되는 장면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는 않지만, 이러한 영화 속 스토리 구조 덕분에 미진의 살해 장면은 실제보다 훨씬 더 잔혹한 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추격자> 는 쓸데없는 반전에 집착하지 않는 영화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처음부터 누가 범인이고, 그 범인을 잡는 것이 누구인지 만천하에 공개하면서 시작하는 영화이니까 말이죠. 어느 순간부터 관객들이 영화를 선택하는 데 있어 반전이 있느냐 없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 것 같은데, 사실 개인적으로는 영화에 반전이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스토리가 얼마나 탄탄한가, 그리고 영화 속에서 그 스토리들이 얼마나 논리적으로 하나로 엮이느냐가 중요한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러한 점에서 영화 <추격자>는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작품들 중 하나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최고의 영화들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차차...^^;
예전에 봤던 <친절한 금자씨>와 비슷하게 <추격자>에서도 공권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복수를 통해 범죄자에 대한 단죄가 이루어지는 듯한 모습이 보여집니다. <친절한 금자씨>의 경우 개인적인 복수극의 완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추격자> 역시 비록 최종적으로는 영민이 경찰에게 인도되기는 하지만 더 이상 경찰이 아니기 때문에 공권력을 가지지 못한 중호에 의해 영민을 쫓고 결국 붙잡는 과정에 더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개인적인 복수극을 옹호하는 듯한 영화가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는 아마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공권력에 대한 불신 때문이겠죠. 그리고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영화 <추격자>는 너무나도 무능한 경찰 및 공무원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너무나 적나라하기 때문에 이것을 사회적 풍자라고 해도 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
2008년 상반기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나홍진 감독의 영화 <추격자>. 50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상반기 최고 흥행 영화에 오른 것은 물론이고, 6월 27일 열렸던 대종상 영화제에서는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기획상, 촬영상, 남자인기상 등 6관왕에 올랐으며, 제12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영화제에서도 경쟁부문인 부천 초이스 장편부문 작품상을 비롯해 유럽 판타스틱 영화제 연맹 아시아 영화상과 여우주연상(서영희)을 수상하면서 3관왕에 올랐으니 2008년 상반기 최고의 작품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추격자>는 21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유영철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영화 개봉 전부터 익히 알려져 있었고, 영화 홍보 역시 전직 형사였지만 이제는 보도방을 운영하고 있는 '중호'(김윤석)와 희대의 살인마 '영민'(하정우)과의 대결에 초점을 두고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영화 메인 포스터에 씌여져 있는 것처럼 '대한민국을 뒤흔든 희대의 살인마를 잡은 것은 경찰도 검찰도 아닌 전직 형사 '중호'입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알 수 있는 사실은 영화 <추격자>는 기본으로 삼고 있는 스토리 및 주요 인물들에 대한 정보들을 모두 공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범인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범인을 잡는 것이 누구인지 숨기지 않는다는 사실은 어떻게든 막판까지 관객으로부터 범인을 숨기려는 일반적인 범죄 스릴러물과는 사뭇 다른 점이라 할 수 있죠. 이렇게 영화의 모든 것이 까발려진 상황에서도 수많은 관객들이 <추격자>를 찾았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추격자>의 두 주인공 하정우와 김윤석의 숨막힐 듯한 연기력은 물론 <추격자>로 장편 영화 감독으로 데뷔한 나홍진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합니다.
<추격자>의 기본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보도방을 운영하는 전직 형사 '중호'. 최근 자신이 데리고 있던 여자들이 연속적으로 실종되는 일이 발생합니다. 처음에는 별 일 아니라 생각했던 '중호'이지만, 방금 전 미진을 불러낸 손님의 전화번호와 지금까지 사라졌던 여자들이 마지막으로 통화한 번호가 일치함을 우연히 발견하게 됩니다.
중호의 직감대로 미진마저 연락이 두절되고, 중호는 미진을 찾아 헤매던 중 우연히 ‘영민’과 마주칩니다. 중호는 영민의 옷에 묻은 피를 보고, 영민이 바로 그놈인 것을 직감하고 추격 끝에 그를 붙잡습니다. 이 때부터 시작된 중호와 영민의 추격전은 그야말로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영화 <추격자>가 범죄 스릴러물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영화 초반부터 이미 범인이 누구인지 만천하게 공개해 버렸기 때문에 관객들로서는 맥이 빠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추격자>는 하정우와 김윤석의 뛰어난 연기를 통해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숨막히는 심리를 너무나 노련하게 연출함으로써 이러한 우려를 단숨에 날려버립니다. 범인을 잡기 위한 김윤석의 추격전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마저도 숨가쁘게 할 만큼 관객들을 영화 속의 중호와 영민에게 몰입하게끔 하죠.
중호에 의해 붙잡힌 영민은 경찰서에서 너무나도 담담하게 실종된 여자들을 모두 죽였다고 고백합니다. 영민의 자백에 의해 경찰서는 발칵 뒤집히지만, 증거가 없는 경찰들로서는 우왕좌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지게 됩니다. 이러한 경찰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영민은 미진이 아직 살아 있을 거라며 태연하게 미소짓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여성들을 죽이고, 그러한 사실을 경찰서에서 마음대로 해 보라는 듯 자백하는 범죄자를 연기하는 하정우의 연기력은 정말 최고입니다.
경찰이 미진을 구출하기보다는 증거를 먼저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사이, 중호는 미진이 살아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미진을 찾아 나섭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을 테니, 그냥 결말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중호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죠. 우여곡절 끝에 갇혀 있던 집에서 탈출한 미진은 우연히 자신이 숨어 있던 슈퍼마켓에 들른 영민에게 들키게 되고, 영민은 미진을 너무나 잔혹하게 죽이니까 말이죠.
사실 서영희가 연기한 미진은 극 중에서 많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중호가 어떻게든 미진을 구출해 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생계를 위해 일을 하러 나간 미진이 불쌍해서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홀로 남겨진 미진의 딸이 가여워서일 수도 있을 테구요. 그것도 아니면 대한민국 경찰들이 억울하게 유괴된 한 명의 여성조차 보호하지 못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꼈기 때문일 수도 있겠죠. 아무튼 미진이 구출되기를 바라는 마음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테지만, 이러한 믿음은 영화 속에서 미진이 영민에 의해 살해됨으로써 철저하게 붕괴됩니다. 미진이 탈출에 성공한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미진이 목숨만은 건지게 되었구나라고 안심하게 될 무렵, <추격자>는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서도 극적인 구출 따위는 없다는 듯, 미진의 살해 장면을 관객들에게 보여줍니다. 비록 살해되는 장면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는 않지만, 이러한 영화 속 스토리 구조 덕분에 미진의 살해 장면은 실제보다 훨씬 더 잔혹한 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추격자> 는 쓸데없는 반전에 집착하지 않는 영화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처음부터 누가 범인이고, 그 범인을 잡는 것이 누구인지 만천하에 공개하면서 시작하는 영화이니까 말이죠. 어느 순간부터 관객들이 영화를 선택하는 데 있어 반전이 있느냐 없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 것 같은데, 사실 개인적으로는 영화에 반전이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스토리가 얼마나 탄탄한가, 그리고 영화 속에서 그 스토리들이 얼마나 논리적으로 하나로 엮이느냐가 중요한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러한 점에서 영화 <추격자>는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작품들 중 하나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최고의 영화들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차차...^^;
예전에 봤던 <친절한 금자씨>와 비슷하게 <추격자>에서도 공권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복수를 통해 범죄자에 대한 단죄가 이루어지는 듯한 모습이 보여집니다. <친절한 금자씨>의 경우 개인적인 복수극의 완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추격자> 역시 비록 최종적으로는 영민이 경찰에게 인도되기는 하지만 더 이상 경찰이 아니기 때문에 공권력을 가지지 못한 중호에 의해 영민을 쫓고 결국 붙잡는 과정에 더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개인적인 복수극을 옹호하는 듯한 영화가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는 아마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공권력에 대한 불신 때문이겠죠. 그리고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영화 <추격자>는 너무나도 무능한 경찰 및 공무원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너무나 적나라하기 때문에 이것을 사회적 풍자라고 해도 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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