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Car Life

국내 SUV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기아자동차 쏘렌토R !

by 맨큐 2009. 4. 29.
반응형
혹시 여러분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제작된 자동차가 무엇인지 알고 계십니까? 얼마 전 방문했던 2009 서울 국제 모터쇼를 통해 '세계자동차역사관'에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제작된 자동차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정답은 바로 '시발' ! 발음이 조금 거시기하죠? ^^;

아무튼 이 '시발'은 1955년 당시 미군으로부터 얻은 지프 엔진과 변속기, 차축 등과 드럼통을 펴서 제작한 최초의 지프형 승용차였으며  국산화율은 50%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름만 들으면 참 민망했을 법도 한 이 '시발' 자동차는 당시 상류층 여성들 사이에서 '시발계'가 성행할 만큼 인기를 끌었으며, 영업용 택시로 많이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처럼 세련되고 럭셔리한 디자인의 차량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의 관점에서 본다면 참 어설프게 보이는 차량이지만, '시발' 자동차는 1955년 10월, 광복 10주년을 기념하여 열린 산업박람회 때 최우수 상품에 선정되는 동시에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하루 아침에 가격이 8만환에서 30만환으로 뛰어오르기도 했으며, 나중에는 투기 붐까지 일어나 프리미엄을 얹어 전매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발' 붐도 새나라 자동차의 등장으로 인기가 사그라지게 되었으며, '시발' 차는 1963년 5월까지 약 3,000여 대가 판매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합니다. 하지만 '시발' 차가 사라졌다고 해서 이러한 유형의 차량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겠죠.

신진자동차에서 국내 최초의 민간용 지프인 신진 지프를 조립, 생산하다가 미국 AMC와 합작으로 신진지프자동차공업(주)를 설립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1981년 회사명을 (주)거화로 변경하고, 생산하던 자동차의 명칭도 지프 대신 '코란도(KORANDO)'라는 고유 브랜드를 채택하게 됩니다. 코란도라는 브랜드는 한국인은 할 수 있다라는 의미의 "Korean Can Do"에서 따 온 것이라 하네요. 의미는 매우 훌륭하지만, 어쩐지 개발 독재 시대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듯도 합니다. ^^;

이후 (주)거화는 1984년 12월 동아자동차에, 1986년 9월에는 쌍용그룹에 인수되었고, 1988년 쌍용자동차(주)라는 이름으로 변경하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SUV 시대를 열어가기 시작했습니다. SUV란 Sports Utility Vehicle로, 말 그대로 험한 도로에서 주행 능력이 뛰어나 각종 스포츠 활동에 적합한 스포츠형 다목적 차량을 의미합니다.

쌍용자동차는 1988년 12월 기존의 지프 개념에 승용차 인테리어와 승차감을 채택한 코란도 훼미리를 시장에 내놓으며 국내 SUV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아시아자동차에서 1990년 2월 록스타를, 현대정공에서 1992년 10월 갤로퍼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SUV 시장에도 경쟁 체제가 구축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 체제에서 쌍용자동차는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1992년 8월 세련된 디자인과 고성능으로 무장한 무쏘를 발표하고, 1996년 10월에는 신형 코란도를 발표하게 됩니다.

이렇게 점화된 SUV 시장에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겠죠. 현대자동차는 2000년 모노코크 차체의 신개념 컨셉트 차량인 산타페를 출시해 최고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열렬한 반응을 얻습니다. 싼타페의 성공에 힘입은 현대자동차에서는 다음해인 2001년 대형급 SUV인 테라칸과 투싼을 선보였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2001년 현대자동차가 SUV 시장에서 고전했던 것과 달리 창사 이후 국내 SUV 시장을 선도해온 쌍용자동차는 2001년 8월 무쏘의 상위 모델인 렉스턴을 출시했으며 렉스턴은 또 다시 국내 SUV 시장에서 뜨거운 환영을 받게 됩니다. "대한민국 1%"라는 상당히 자극적인 광고 카피로 소비자들에게 '렉스턴 = 고품격'이라는 등식을 구축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최근 쏘렌토R을 통해 침체된 국내 자동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기아자동차 역시 이 즈음 국내 SUV 시장에 문을 두드리게 됩니다. 2002년 2월 중형급 SUV인 쏘렌토를 발표하며 국내 SUV 시장에 진입한 것이죠. 쏘렌토는 프레임바디로 안전성을 확보하며 국내 SUV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싼타페 다음으로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고 합니다. 이후 기아자동차는 2004년 8월에 스포티지, 2008년 1월에 모하비를 출시하며 소형에서부터 중형, 대형에 이르기까지 SUV의 라인업을 확대했습니다.

이러한 라인업 확대는 다른 자동차 회사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쌍용자동차는 2005년 6월 카이런을, 같은해 10월 액티언을, 그리고 다음해인 2006년 4월에는 액티언 스포츠를 출시하며 자사 SUV 라인업을 대폭 보강했으며, 현대자동차 역시 2007년 베라크루즈를 발표하며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러한 와중에 SUV 시장에 뒤늦게 발을 들여놓은 자동차회사들이 있었으니 GM대우와 르노삼성이었습니다. GM대우는 2006년 7월 윈스톰으로, 르노삼성자동차는 CUV 개념의 QM5으로 국내 SUV 시장에 진출했으며 이후 국내 5개의 자동차 회사들이 모두 SUV 차량을 생산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게 된 것이죠.

- SUV 시장의 역사적 전개 과정에 대해서는 한국자동차산업 연구소의 안병하 소장의 글을 참고했습니다 -



이렇게 국내 자동차회사들이 SUV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최근 기아자동차에서 쏘렌토 후속인 쏘렌토R을 발표하며 선계약만 3,000명 이상이 몰릴 만큼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쏘렌토R은 기존 기아자동차의 쏘렌토가 프레임바디였던 것과 달리 모노코크를 채택했다고 합니다. 얼마 전 모노코크와 프레임바디의 특성에 관한 신문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어떤 타입의 차량이 절대적으로 우월할 수는 없고 일장일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주 단순하게 바라볼 때 모노코크 타입의 경우 차량에 특별한 뼈대가 없기 때문에 가볍고 연비가 뛰어난 점이 장점일 수 있으나 안정성 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반면, 프레임 바디의 경우 강철로 된 프레임을 기본 골격으로 만들기 때문에 차체가 튼튼해서 안정성 면에서 우월하나 그만큼 무거워서 연비로 인한 유류비 부담이 클 수 있다는 부분을 단점으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이죠.



쏘렌토R이 모노코크 타입을 채택한 것은 전통적인 오프로드형 SUV가 아니라 도심형 SUV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인 듯 합니다. 모노코크 타입의 경우 프레임 바디보다 상대적으로 승차감이 뛰어나고 실내 공간 활용에 있어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다고 하니까 말이죠.

결국 쏘렌토R이 모노코크 타입을 선택한 것은 SUV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도심에서의 주행, 그리고 여행을 모두 고려하는 등 취향이 변화되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연비가 뛰어나면서 세련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문이라는 것이죠. 쏘렌토R을 처음 봤을 때 기존 중형 SUV에 비해 상당히 덩치가 크기 때문에 남성적으로 느껴지면서도 상당히 세련된 디자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물론 쏘렌토R이 모노코크 타입을 채택했기 때문에 모노코크 차량의 약점인 안정성 측면에 대한 걱정을 지울 수 없다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쏘렌토R의 경우 안정성 테스트에서 5 STAR를 받은 만큼 '모노코크 타입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성도 검증받은 모델'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SUV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SUV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각 자동차 회사들도 자사의 자동차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신차들의 성능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되고 있구요. 기아자동차의 쏘렌토R 역시 점점 다양한 기능과 고성능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동급 최강의 성능과 럭셔리한 디자인으로 승부하고 있습니다.



특히 동급 최강의 동력 성능 및 연비는 쏘렌토R의 최대 강점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디젤 R2.2 엔진의 경우 200마력에 14.1km/L의 연비를 자랑하는데, 싼타페 2.0이 151마력에 13.2km/L, 싼타페 2.2가 175마력에 13.1km/L, 윈스톰이 150마력에 11.7km/L, QM5가 150마력에 12.8km/L라 하니 경쟁 차종에 비하면 상당히 탁월한 성능을 보이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힘이 좋으면 연비가 안 좋다'는 편견을 버리라는 기아자동차의 광고가 단순한 자랑만은 아니라는 것이죠.




이에 더하여 기존 쏘렌토보다 95mm 늘어난 4,685mm의 전장을 확보한 쏘렌토R은 경쟁 차종인 싼타페보다는 10mm, 윈스톰보다는 50mm가 더 커서 중형 SUV로서의 당당함까지 확보했다는 점 역시 쏘렌토R을 돋보이게 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쏘렌토R은 경쟁 차종인 싼타페, 윈스톰에 비해 운전자를 위한 다양한 편의장치를 갖추고 있어 싼타페, 윈스톰과의 경쟁에 있어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통풍 시트,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 HID 헤드램프, 버튼 시동 스마트키, 브루투스 핸즈프리, 음성 인식 DMB 내비게이션 등 최첨단 신기술을 동급 최초로 대폭 적용함으로써 프리미엄 SUV로서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는 것이죠.



2009 서울 국제 모터쇼에서도 쏘렌토R에 많은 관심을 보이던 분들은 대부분 남성 분들이었는데, 특히 쏘렌토R의 크기라든가 3열 좌석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시더라구요. 디자인 부분이야 주관적인 선호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수 있겠지만, 중형 SUV를 표방하고 있는 르노삼성의 QM5은 5인승이라서 3열 좌석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부분 역시 분명 쏘렌토R의 커다란 장점이라 할 만 합니다.




물론 다른 7인승 SUV가 있기는 하지만, 다른 SUV에 비해 쏘렌토R의 전장이 긴 만큼 다른 SUV에 비해 좌석 역시 조금 더 넓게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니까요. 30~40대 남성이 주요 타켓인 SUV 시장에서 넓은 실내 공간과 남성적인 매력을 함께 갖추고 있는 쏘렌토R이 어필한만한 요소가 충분하다고 보입니다.

차량 크기라든가 디자인 혹은 신기술 면에서만 살펴본다면 동급 SUV 중에서 현재 쏘렌토R을 상대할만한 SUV는 없을 것 같습니다. 중형 SUV인 쏘렌토R이 대형 SUV인 모하비급의 스펙을 갖추고 있으니 말이죠. 게다가 쏘렌토R을 구입할 경우 환경 부담금이 5년간 면제되어, 총 70만원의 면세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고 하니 SUV를 구입하고자 계획하셨던 분들이라면 쏘렌토R이 가장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쏘렌토가 SUV 시장에 나온 2002년으로부터 7년이 지난 2009년 ! 이제 쏘렌토의 후속 모델인 쏘렌토R이 SUV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장을 내민 셈이라 할 수 있습니다. 30개월의 개발 기간, 2,500억원의 개발 비용이 투입된 쏘렌토R이 침체된 국내 자동차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은 물론, 국내 SUV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것이라 조심스레 기대해 봅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