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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Issue

촛불 정국, 정당인들에게 듣습니다 - 진보신당 노회찬 상임공동대표

by 맨큐 2008.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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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 노회찬 상임공동대표 강연

7월 3일 오후 3시, 서울대에서 진보신당 노회찬 상임공동대표의 강연이 열렸습니다. 이번 강연은 계속되는 촛불집회와 관련하여 불거진 5대 의제 및 현 정부에 대한 평가를 각 정당을 대표하는 분들로부터 직접 듣고자 서울대 총학생회 측에서 마련한 자리로, 총 4번으로 예정된 강연을 시작하는 자리였습니다.




제 51대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의 간단한 인사말로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른쪽에서 두번째 앉아 계신 분이 총학생회장의 인사말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노회찬 상임공동대표입니다.





- 이명박 후보 당선 이후를 예측하다!

환영의 박수와 함께 단상 위에 올라 강연에 참석한 분들에게 인사하는 노회찬 상임공동대표의 모습입니다.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노회찬 상임공동대표는 작년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인터넷신문인 딴지일보와의 인터뷰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이미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는 상황이었기에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전제하고 말씀하신 내용이라 합니다.

내용인 즉, 만약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다면 이명박 정부는 지난 1987년 대통령 선거 이후 우리나라에 들어선 역대 문민 정부 중 가장 빠르게 민심을 잃는 정부가 될 것이고, 임기 내에 민란 수준의 국민적 저항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예측은 결코 당시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를 저주하기 위한 정치 공세가 아니라 나름대로의 판단에 근거한 예측이었다고 하시더군요.

노회찬 상임공동대표의 입장에서는 당시 상황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합니다. 이명박 후보를 원하는 강렬한 민심과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 이후 실행할 노선 간의 격차가 대단히 크다는 사실이었죠. 당시 대다수 국민들이 이명박 후보에게 바라는 가장 핵심적인 것은 ‘경제’ 문제의 해결이었으나, 대통령에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 문제와 관련해 실행하고자 했던 정책으로는 대다수 국민들이 바라는 상황이 전개되도록 할 수 없을 것이었으니까요. 결국 이러한 근거 하에 노회찬 상임공동대표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민심이 빠르게 이탈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고,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집권 이후 2~3년 이후에 민심이 이탈하고, 정권 말기 즈음에는 민란 수준의 국민적 저항이 발생할 것이라 말씀하셨다 합니다. 그리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지 100일도 되기 전에 예측했던 사태가 발생한 현 상황을 분석하는 것이 오늘 강연의 주제와 맞닿아 있을 것 같다며 본격적인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하는 원인은?

1987년의 6월 항쟁 이후 지켜낸 우리의 권리를 통해 1987년 12월 대통령 선거부터 2007년 12월 대통령 선거까지 우리는 총 5명의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직접 선출했습니다. 노태우 정권이 진정한 문민 정부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니 열외로 하고,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까지는 민심의 궤적이 대체로 비슷했다고 합니다. 기존의 대통령들은 50%에 못 미치는 득표율로 당선되어 취임식 무렵에는 60% 정도의 지지율을 달성하고, 그로부터 1년 정도까지는 70~80%의 지지율, 심지어는 90%의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정권 말기로 갈수록 이렇게 높은 지지율이 25~30%까지 곤두박질 치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것이죠.

하지만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2등과 가장 큰 격차를 벌리며 당당하게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과 사뭇 다른 지지율 추이를 보이고 있다 합니다. 대통령 취임으로부터 100일을 조금 넘긴 상황에서 여러 가지 기록들을 갱신해 가고 있는데, 당선된 이후 취임식까지 지지율이 하락한 최초의 대통령이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라는 것입니다. 그 이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계속 떨어져 4월 말에 30%대까지 추락했고. 6월 중순 이후에는 다른 대통령들이 임기 말에나 기록했을 법한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합니다. 앞으로 그 어떤 대통령도 달성하기 힘든 기록일 듯 싶다는 말씀도 덧붙이셨습니다.





- 핵심은 '경제' 문제

그런데 이러한 지지율 하락이 쇠고기 협상을 잘못한 것에 대한 반작용만은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쇠고기 협상에 대한 비판 여론으로 인해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아주 정확한 얘기도 아니라는 것이죠. 쇠고기 협상으로 인해 비판 여론이 들끓기 전에 이명박 정부 내부에서는 이미 다른 정부의 임기 말에나 보이는 문제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구조적이면서도 본질적인 배경인 '경제 문제'가 현 정부의 지지율 하락의 핵심이라는 말씀!

대다수 국민들이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고 할 때 이명박 대통령은 CEO 출신을 자부하며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역대 대통령들이 경제 정책에 실패했는가에 대해 살펴봐야 하는데, 이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노무현 정권 시절 5억 이상 부동산 가격은 대부분 2배 이상 상승했으며, 백만장자 증가율은 세계 1위를 차지했던 해도 있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계층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대통령이었다는 것이죠.

하지만 문제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계층에게 있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하는 5년 동안 경제적 상위 계층과 경제적 하위 계층간의 빈부 격차가 지속적으로 벌어졌는데, 결국 경제를 해결해 달라는 요구는 점점 어려워지는 서민 경제를 해결해 달라는 말과 동일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다수 국민들이 노무현 정부에게 바란 것은 서민 경제를 살려달라는 것인데 노무현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는 커녕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켰다는 것이죠. 그래서 경제를 망가뜨린 민주당, 열린우리당은 더 이상 꼴도 보기 싫고, 진보신당은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 같고, 그나마 한나라당은 미덥지 못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실물 경제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가 모아졌고 결국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오판한 것 중의 하나가 현재의 서민은 예전에 비해 훨씬 고통이 심화된 서민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 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역대 정부와 동일한 정책 노선을 견지해도 서민들로부터 불만이 제기될 판에 오히려 역대 어느 정부보다 훨씬 반서민 정책을 분명히 함으로써 민심 이반이라는 현상이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조성했고, 이것이 어떠한 특정 사건이 매개체가 된다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라 판단하셨다고 합니다.

결국에는 어떻게든 지지율이 하락하고 민심 이반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던 노회찬 상임공동대표로서도 약간 의외였던 것은 지지율 하락이 인수위 구성 당시부터 발생했다는 사실이었다고 합니다. 취임하기도 전에 지지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약혼하면서부터 사랑이 식어가는' 그런 모습과 다름 없었으니까 말이죠.





- 이명박 정부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에서 첫 작품으로 내세웠던 영어 몰입 교육 등은 서민들의 사교육 지출 비중을 증가시켜 서민 살림을 더 어렵게 했을 뿐만 아니라, 대기업 친화적 정책으로 인해 대기업들의 기득권만 보호하고 불공정한 거래 관행에 노출되어 있는 중소기업의 보호 및 육성에는 안중에도 없었다고 합니다. 자영업자 문제 역시 해결해야 하는데 그럴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재의 '고용'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명박 정부에서는 대기업 중심 경제 정책으로 현재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으며 이러한 믿음으로는 결코 고용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에 여기에서부터 실책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박정희 시대와 지금 시대는 전혀 다른데도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나 가능했던 경제 정책을 현재에 적용하려 함으로써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씀하시며 이명박 정부의 실책을 비판하셨습니다.

또한 이 외에도 수출만 증가하면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고환율 정책을 유지하는 것,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적인 사안인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지 않아 비정규직 문제를 방치하고 있는 것, 파견업체를 허용함으로써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 하락을 방치하는 것 역시 우리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요인으로 지적하셨습니다. 즉, 강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만 규제가 완화되고 있다는 것이죠.

물론 불필요한 규제는 철폐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규제도 있는 법인데, 현 정부는 그렇게 필요한 규제까지도 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철폐하고 있기에 문제를 유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떠한 규제도 없는 완벽한 시장이 딱 한 군데 존재하는데 그 곳이 어딘지 아느냐고 질문을 하시고는 바로 질문에 대한 답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바로 '동물의 왕국'이라고 하시더군요. ^^; 진정한 약육강식의 세계라 말씀하시면서 말이죠. 하지만 우리는 사자도, 코끼리도, 토끼도 함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규제의 필요성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모든 규제를 철폐하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말씀하시기도 하셨구요.





- 고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규제 완화의 대표적인 예가 '노동 시장의 유연화'인데, 이 말은 듣기 좋은 것과 달리 실제로는 고용 체계의 붕괴를 야기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자영업의 비정상적 증가가 발생했구요. 우리나라의 자영업 비율은 미국의 그것에 비하면 5배 정도 높다고 합니다. 우리 민족이 다른 민족에 비해 장사꾼의 기질이 뛰어난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로 인해 현재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들의 내부 경쟁률이 지나치게 높아 자영업자들 중 흑자를 보는 비율은 20%에 불과하고, 40%는 만성적자에 허덕이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노회찬 상임공동대표의 우스갯소리 하나! 우리나라 전국의 미용사 수가 60만 명이라고 합니다. 국군의 수와 비슷한 정도라고 하네요. 자영업자들의 내부 경쟁률이 높다는 것을 간단하게 보여주기 위한 예였습니다. ^^;

최근 우리나라의 중산층이 감소하고 있는 것 역시 자영업자 문제와 관련 있습니다. 중산층의 극히 일부는 상층으로 진입하지만, 대다수는 하층으로 탈락하게 되는데, 대부분 자영업자들에서 발생한다는 것이죠. 이렇게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음에도 이명박 정부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고, 이에 대한 반감과 비판 의식으로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일례로 인구 30만 명인 전라북도 남원시에 이마트가 입점함으로써 남원시의 자영업자 중 30%가 가게를 닫아야 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남원시장은 이마트 하나로는 부족하다며 롯데마트 입점을 허가했다고 하구요. 롯메다트마저 들어온다면 남원의 자영업 절반은 초토화될 수 밖에 없었는데, 다행히도 여러 시민단체들의 반대로 롯데마트의 입점을 무산시킬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 입점 규제, 영업시간 규제, 품목 규제를 통해 할인점의 입점을 규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규제를 도입하기는 커녕 오히려 철폐하려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예상 밖으로 빠른 속도로 하락하는 것이라 분석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강연 주제 중 하나인 5대 의제에 대해서는 너무 정치적으로 접근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현재 설정된 5대 의제가 과연 적합한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도 가지고 있으며, 이번 촛불의 중심축은 어디까지나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이며 재협상 촉구이기 때문입니다. 5대 의제로 설정된 것들은 이러한 핵심 문제를 달군 부차적인 문제들일 뿐이며, 굳이 5대 의제까지 갈 필요도 없이 쇠고기 문제만으로도 충분히 분노한 민심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5대 의제가 어떤 식으로 결론나든 의제 설정으로 인해 촛불 집회에 모인 사람들의 의식을 정리했다는 차원에서 마무리지어도 무방할 것으로 본다고 하셨습니다.





- 5대 의제에 대한 견해를 밝히다!

하지만 강연 주제의 하나이니 굳이 언급하자면 교육 자율화에는 철저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하셨습니다. 지금 현 상황에서 교육에 시장을 더 도입할 경우 교육의 공공성을 위축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은 물가상승률보다 2배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국공립 대학교에서 더욱 심화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살인적인 등록금 상승률은 교육의 공공성 후퇴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시정되어야 할 것인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국공립대 특수 법인화를 시도해, 국공립대마저 사립대 못지 않은 등록금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을 야기하고자 한다는 것이죠. 또한 초등학교에서부터 '경쟁력 향상'이라는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교육제도 변화는 약자에게 더 많은 부담을 지우는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계시는 듯 합니다. 예로 강남에서는 이미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로스쿨을 가기 위한 초등학생 과정'이 등장했다 하고, 나중에는 '로스쿨 입학을 위한 태교법'까지 등장하지 않을까 예상하신다 하시더군요. ^^;

또한 공기업 민영화 문제에 대해서는 선택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를 들어 담배인삼공사 같은 경우는 민영화할 필요가 있지만, 철도, 전기 등을 민영화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 하시더군요. 유사시를 대비한 전략적 차원에서도 그렇고,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수준으로 제공받아야 할 공공재 측면에서도 그렇고 말이죠.

한편 수돗물의 경우 UN에서도 물을 공공재로 만들어 가난한 사람들도 양질의 물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상수도 사업에 가장 많은 돈을 쓰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이것이 '물'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것이 술이라면 이렇게까지 공공재화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돈이 없어서 술을 못 먹는 사람이 있어서야 되겠는가?' 혹은 '술을 공공재화하자'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돈이 없어서 깨끗한 물을 못 먹게 된 사람이 목말라서 죽게 된다면? 이에 대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없으면 당연한 현상이다라고 반응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얘기인 것입니다.

대운하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으시다고 하셨습니다. 안 하겠다고 하기는 했지만 크게 믿음이 안 가신다면서 말이죠. 대운하의 용도가 아니라 건설 경기 활성화를 통해 경제 성장을 꾀하기 위해 시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시더군요. 작년 대통령 선거 당시에도 이명박 후보는 대운하 사업을 시행하면 일자리 30만 개를 창출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런 식이라면 노회찬 상임공동대표 자신은 60만 개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대운하를 팠다가 덮으면 30만 개의 두 배인 60만 개를 창출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우스갯소리로 말이죠. ^^

의료 보험 민영화 문제에 대해서는 역시 반대 견해를 표명하셨습니다. 근로기준법 등을 통해 보면 자본주의 역사는 자본(사용자)에 대한 규제의 역사, 즉 약자 보호를 위한 규제의 역사인데 규제를 완화한다는 것 자체가 이러한 역사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계시더군요.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교육과 의료에 있어서 이러한 규제 완화 정책을 시행하려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60년 동안 의료기관을 비영리법인화했는데 이것을 영리법인화하려 한다는 것이죠. 게다가 우리나라의 의료 보험만큼은 전세계 어느 나라에 비해 잘 갖추어진 제도인데(미국 힐러리도 도입하려 했을 만큼), 건강 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를 통해 건강 양극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셨습니다. 실제로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많은 국책연구기관을 통해 '서울 서초구와 서울 성북구 간 5세 미만 유아들의 길거리에서의 사망 위험도 비교', '서울 서초구 주민들의 사망 위험률과 서울 강북구 주민들의 사망 위험률 비교' 등의 연구가 진행되었고, 이를 통해 건강 양극화 문제도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촛불 문제는 결국 정치권에서 잘못했기 떄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노회찬 상임공동대표. 한나라당에서는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하지만 정작 잃어버린 것은 자신들의 권력 뿐이랍니다. 결국 잃어버렸던 권력을 되찾은 이들이 오랜만에 거머쥔 권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것이죠. 특히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쇠고기 협상 실패는 그 동안 별로 달라진 것도 없는 미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거래처 접대하듯 '3차까지 내가 쏜다!'라며 설설 기는 자세로 협상에 임했기 때문에 야기된 것이라 판단하고 계셨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되어 있듯 대통령의 권력 역시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기에 이번 촛불 집회로부터 발생한 문제 제기는 굉장히 바람직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너무 여러 차례 분기점이라는 말을 사용해서 민망하기는 하지만, 이번 주말이 분기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는 말씀을 하시며 이제까지처럼 틀릴 가능성이 크다며 웃으시더군요. 과연 촛불 정국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를 예상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지만, 한국의 민주주의가 질적으로 성숙한 것을 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은 분명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촛불 집회에서 던져진 민심을 우리 사회가 당면한 주요한 과제를 해결하는 기회로 사용하려는 정부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시고,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굉장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강연을 마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촛불 집회가 앞으로도 올바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치열한 논의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덧붙이셨구요.




남은 강연 시간 동안 이어진 질의 응답 시간. 강연을 들었던 질문자의 질문을 경청하고 계시는 노회찬 상임공동대표의 모습입니다.




차분해 보이는 노회찬 상임공동대표의 모습과 달리 질의응답시간에는 약간의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질문자 분께서 노회찬 상임공동대표에게 약간 공격적인 태도로 질문하는 바람에 잠시 동안 질문자와 다른 강연 참석자들 간에 말싸움이 전개되었거든요. -_-;
 



해프닝은 넘어가도록 하고, 질문과 노회찬 상임공동대표의 답변들을 간단하게 요약하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질문자의 질문은 미국 소의 광우병이 그렇게 걱정된다면, 한우의 광우병 증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을 보면 반미 의식이 깔려 있는 것이 아닌지, 그리고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법을 지키지 않거나 폭력 시위로 변질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볼테로의 '나는 당신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그 생각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 탄압받는다면 나는 기꺼이 당신의 편에 서서 목숨을 던지겠다'는 경구를 인용하며 조중동에 대한 시위대의 테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노회찬 상임공동대표의 답변은 미국과 우리나라의 광우병 발생 위험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왜 한우의 문제는 언급하지 않느냐는 비판은 타당하지 않으며, 미국에서조차 이번 촛불 집회를 미국에 대한 반감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협상력 부재에 대한 반감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반미 의식이 깔려 있었다면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미국 대사관으로 달려갈만도 한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미국 대사관으로 달려가 '한국에서 철수하라!'는 구호를 외친 적이 없는 것을 고려해 보면 이번 촛불 집회를 굳이 반미 의식과 연결짓기는 무리가 있다는 것, 대규모 시민이 참여하다 보니 도로를 점거하는 등의 법을 어기는 경우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국민의 뜻을 알리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으며 이것을 트집잡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태도라는 것, 조직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없고 개인적으로 맺힌 것이 많은 사람들 중 일부분이 폭력을 행사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러한 폭력을 옹호하지 않고 볼 때마다 말리고 있으며, 그 사람들 때문에 경찰에 커다란 위해가 가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볼테르도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의견 차이에는 동의하겠지만 조중동 신문처럼 시간이 흐르면서 일관성 없이 말을 그 때 그 때 바꾸는 사람한테까지 '당신의 주장이 바뀔 때마다 너의 주장에 동의하겠다'라고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답변하셨습니다. ^^

두번째 질문자의 질문은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데 진보신당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의견을 어떻게 수렴할 것인지, 진보신당에서는 언제쯤 대통령을 배출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두번째 질문에 대해 먼저 답변하셨는데, 확실하게 몇 년 안에 대통령이 나올 것이다 말할 수는 없지만, 바람이 있다면 강연을 듣고 있는 학생들의 자녀들이 안심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것, 촛불 집회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인지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국민들도 계속해서 참여하기는 피곤하니까(노회찬 상임공동대표 본인은 4조 3교대를 제안하고 있다고 합니다. ^^;) 언젠가는 마무리될 것이고, 이러한 오프라인상에서의 움직임이 온라인에서 심화된 수준에서 논의되면서 지속적으로 소통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촛불집회가 자생적으로 발생한 것처럼 국민들 스스로 해나가는 것이지 정당에서 조율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여기시는 듯 했습니다.

세번째 질문자의 질문은 이명박 정권이 독재 정권이라고 생각하는지, 독재 정권이 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이명박 정권이 독재 정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독재 정권이 될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답변하셨습니다. 물론 국민들이 과거와는 다르기 때문에 과거 전두환 정권처럼 행동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독재화될 가능성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2시간 3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강연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노회찬 상임공동대표. 그의 모든 의견에 동의할 수는 없었지만, 현재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에 대해 꽤나 날카롭게 분석하고 계신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진지하면서도 위트 있는 말솜씨도 꽤나 인상적이었구요. 정말 유익한 2시간 30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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