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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ield of Action/맨큐만의 경제학

난 지금까지 한 번도 두 손을 놓고 자전거 타 본 적이 없다 ! Why not ?

by 맨큐 2010.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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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에서는 분석의 편의를 위해 인간의 성향을 세 가지로 분류하곤 합니다. 위험 기피적 성향, 위험 중립적 성향, 위험 선호적 성향이 바로 그것입니다. 위 용어들을 얼핏 보기만 해도 대충은 무슨 의미인지 파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만, 조금 더 명확한 전달을 위해 경제학적인 정의를 인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위험 기피적 성향 : 위험한 기회로부터 예상되는 순기대치가 0인 공정한 도박의 기회가 있더라도 참여하지 않는 성향, 순기대치가 동일한 조건부 상품 중 안전한 자산일수록 더욱 선호.

2. 위험 중립적 성향 : 위험한 기회로부터 예상되는 순기대치가 0인 공정한 도박의 기회에 참여하거나 하지 않는 데 대해 무차별적인 성향, 순기대치가 동일한 조건부 상품이라면 어떤 것이든지 동일하게 평가.

3. 위험 선호적 성향 : 위험한 기회로부터 예상되는 순기대치가 0인 공정한 도박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조건 참여하는 성향. 순기대치가 동일한 조건부 상품 중 안전한 자산일수록 덜 선호.

경제학적 정의를 늘어놓고 나니 어쩐지 이야기가 더 난해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어쨌든 경제학에서는 개인의 위험에 대한 성향을 위와 같이 구분합니다. 자, 그렇다면 경제학에서는 위 3가지 성향 중 어떤 것을 가장 일반적인 것으로 가정하고 있을까요? 정답을 모르시겠다면 투자의 원칙 중 하나인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문구를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수많은 투자자들이 다양한 금융상품들을 이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이유는 분산을 통해 위험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앞서 드린 질문에 대한 정답은 당연히 '위험 기피적 성향'이 되겠죠. ^^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 ! 처음 경제학을 공부할 때만 해도 과연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정말 대다수의 사람들이 '위험 기피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을 해도 큰 무리가 없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이 세상엔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그만큼 사람들의 성향 역시 모두 다르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의문을 풀기 위해 통계 조사라도 해 보고 싶었으나, 굳이 대다수의 경제학자들이 동의하는 사안에 대해 제가 나서서 검증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겠더라구요. ㅋㅋ 진실에 가까우니 많은 경제학자들이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게다가 불현듯 떠오른 어린 시절의 제 모습을 생각해 보면 저 역시도 꽤나 위험 기피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더랬습니다. 나름대로 운동 신경이 있다고 생각했던 국민학교 시절, 매일같이 운동장에서 공을 가지고 놀던 제게 있어 자전거는 꽤나 고급 운동 중 하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랬던 것처럼 저 역시 아버지께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웠습니다. 네발 자전거의 보조다리를 떼고 처음 두발 자전거 타기에 성공했을 때의 쾌감이란...^^ 두 개의 자전거 바퀴만으로도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신기하던 때였기에 더욱 즐거웠겠죠. 그리고 제 기억으로는 두발 자전거를 다른 아이들에 비해 꽤 빨리 마스터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제가 아직도 운동 신경이 발달했다고 주장하는 근거들입니다. ㅋㅋ

하지만 두발 자전거 타기를 일찍 마스터한 것에 비하면 그 이후에는 전혀 기술 발전이 없었습니다. 특히나 가장 따라해 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는 두 손을 놓고 팔짱을 낀 채 자전거를 타는 것이었습니다. 두 손을 놓고 자전거를 타는 것은 동네 아이들 중 몇몇만이 구사할 수 있는 고급 기술이었죠.

하지만 어린 시절은 물론 지금도 제게는 두 손 놓고 자전거 타기는 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도 어려운 일입니다. 몇 번 시도를 해 본 적은 있으나 손을 놓자마자 자전거가 옆으로 쓰러질 것 같은 느낌에 얼른 다시 자전거 핸들을 붙잡을 수 밖에 없었죠. 만약 쓰러질 것을 각오하고 계속 도전했더라면 성공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러다가 넘어져 다쳤을 경우의 아픔이 넘어지지 않고 성공했을 경우 느끼게 될 희열보다 훨씬 크게 다가왔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기억이 나네요.

계속해서 도전했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실패했을 경우에 치뤄야 할 커다란 댓가 때문에 겁을 먹고 슬그머니 발을 뺐던 기억들을 떠올려 보면 전 분명 위험기피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고시를 하는 동안에도 그랬어요. 고시에만 집중하지 못 하고 이것저것 다양한 일들에 살짝이나마 숟가락을 얹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말이죠. 아마 대다수의 분들이 저와 비슷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겁을 집어먹는 수준의 역치는 모두 다를 것이며, 또 다른 분들은 '난 전혀 위험 기피적이지 않아'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요. ^^



그런데 최근 보게 된 삼성카드의 Why not? 광고를 보면서 문득 '왜 안 된다고 생각했을까?' 하는 원초적인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사실 계속해서 도전했다가 실패했을 경우 겪어야 할 아픔이 그렇게 큰 것은 아니었을 텐데 말이죠. 물론 아프긴 했겠습니다만,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치유될 상처들이었을 테니까요. ^^;



실제로 남자에게 여러 번 차였더라도 CF 속 황정음이 당당하게(뻔뻔하다는 표현이 더 옳을 수도...) '남자에게 한 번도 차여본 적 없다!'고 외치는 것처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계속 도전했더라면 어쩌면 지금과는 많이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그런 장면이 있잖아요. 조금만 더 파면 자신이 그렇게 찾아 헤매던 보물을 찾을 수 있는데, 딱 1cm를 남겨놓고 '여기까지 팠는데도 안 나오는 걸 보면 잘못 찾았나 보다'라며 포기하는 모습 말이죠. 어차피 지금까지 들인 시간은 매몰비용이기 때문에 회수 불가능. 더 늦기 전에 손을 털고 나오는 것이 더 큰 손해를 막는 길이라는 생각에 쿨하게 포기했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무리 위험 기피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조금만 더 제 자신에게 당당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드는군요. ^^; 황정음처럼 말이죠. 비록 드라마 속 캐릭터는 마음에 안 들더라도...ㅎㅎ



CF 덕분에 오랜만에 '긍정의 힘'을 떠올리게 된 것 같습니다.



제가 무엇을 원하든 안 될 것은 없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자신감 !
'왜 안 돼? 안 될 것 없잖아 !'




살마 성향이라는 것이 급격하게 바뀔 수는 없을 것입니다. 30년 넘게 위험 기피적으로 살아온 마인드가 쉽게 바뀐다면 그것이야말로 이상한 일이겠죠. 하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해진다면 불가능할 것이라 판단하는 수즌은 조금씩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처음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들도 어느새 손쉽게 달성할 수 있는 본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 해결하기 어려운 일을 앞에 두고 고민하고 계신 분들은 이렇게 한 번 외쳐 보세요.

"Why not?"

그런데 이렇게 외치면 삼성카드에서 자전거도 한 대 사 주는 건가요? ㅋㅋㅋ 자전거 사 주시면 자전거 두 손 놓고 타기에 열심히 도전해 볼 의향이 있는데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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