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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_Asia&Oceania/Philippine

필리핀 여행, 그 두번째 이야기 - 보라카이 (2/2)

by 맨큐 2008.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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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에서의 숙소였던 세라프 호텔. 보라카이에 도착한 것이 12시쯤이었는데, 호텔 체크인 시간은 14시라서 호텔 로비에 대충 짐을 쌓아놓고 친구들과 함께 호텔 내부를 배회하기 시작했습니다.




세라프 호텔의 야외 수영장입니다. 마닐라에서 묵었던 호텔의 야외 수영장보다 훨씬 더 컸습니다. 호텔 내부를 대충 둘러보고 점심식사를 한 후, 체크인 시간이 되어서 숙소에 짐을 풀었습니다. 체크인 이후 몇 시간 동안은 자유시간이었기 때문에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친구의 지인을 만나러 가기로 했습니다.

친구의 지인은 다름 아니라 보라카이에서 여행 가이드를 하고 계시던 한국인이었습니다. 이 필리핀 여행은 패키지 여행이었기 때문에 보라카이에서도 마닐라에서와 마찬가지로 가이드 분의 안내를 받으며 관광을 해야 했습니다만, 이번 필리핀 여행을 계획했던 친구 녀석이 보라카이에 자기가 아는 다른 여행 가이드 분이 계시니 그 분의 도움을 받아 좀 더 알찬(?) 보라카이 관광을 즐기기 위해 그 분과 접촉해 보자고 저희를 설득했거든요.

이미 우리에게 배정된 가이드 분이 계셨기 때문에 그게 가능할까 미심쩍어 하면서도 친구 녀석이 워낙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람에 따라나서 친구의 지인을 만나 원래 일행 분들과 다른 일정으로 여행을 즐기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굉장히 난처해 하시더군요. 당연히 상도덕에 어긋나는 일이었을 테니까 말이죠. 결국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고, 이 계획을 수립했던 친구 녀석은 저희에게 무척 많은 원망을 들어야 했습니다. 계획은 계획대로 엉망이 되었고, 결국은 이 얕은 수마저 저희에게 배정된 가이드 분께 들통나는 바람에 저희 입장도 꽤나 난처해져 버렸거든요. 차라리 처음부터 말이나 꺼내지 말 것이지 싶었습니다. ^^;




계획은 포기해야 했지만, 어쨌든 꿈에도 그리던 보라카이에 도착했으니 즐길 것은 즐겨야겠죠? ^^ 보라카이 해변의 모래는 산호가 깨져서 만들어진 것이라서 매우 하얗고, 이로 인해 화이트 비치라 불린다고 합니다. 우기가 끝난지 얼마 안 되서 사진상에 보이는 모래는 조금 노랗지만 건기에는 정말 완전히 새하얗다고 하더군요. 맨발로 걸으면 푹신푹신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부드러웠습니다.




섬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한국어 간판. 이러한 간판을 보고 있으니 한국인이 정말 많이 방문하는 곳이구나 싶었습니다. '작살'이라는 단어가 유달리 눈에 띄는군요. ^^;




보라카이 해변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해먹이라도 있으면 누워서 경치를 즐기고 싶었는데 해먹이 없더라구요. 아쉬웠습니다. ^^;




자유시간이 끝나고 계획되어 있던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러 갔습니다. 스쿠버다이빙은 패키지에 포함된 항목이 아니라 옵션이었기에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보라카이까지 왔는데 스쿠버다이빙도 즐기지 못 하고 귀국한다면 억울할 것 같아서 따로 요금을 지불하고 스쿠버다이빙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산소통 하나 메고 깊은 물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레포츠였기에 꽤 오랜 시간 안전교육을 받아야 했습니다. 동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물 속에서 빵 조각을 꺼내들기가 무섭게 주변으로 몰려오던 물고기 떼의 모습은 정말 환상적입니다. ^^

참고로 위 동영상은 스쿠버다이빙 강사 분들께서 직접 촬영하고 편집해서 저희에게 나눠준 것인데, 제가 좀 더 짧게 편집한 것입니다. 스쿠버다이빙을 할 때 배 위에서  바다를 등지고 서있다가 그대로 뒤로 쓰러지듯이 입수해야 했는데, 그 때가 제일 겁나더라구요. 막상 바닷물 속에 들어가면 편안해집니다. ^^ 동영상에는 바닷물 속으로 입수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아서 아쉽네요. 마우스 스크롤 문제로 동영상은 포스트 아래로 옮겨 두었습니다.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감상하시고 싶으신 분은 포스트 하단을 참조하세요.




즐겁게 스쿠버다이빙을 즐긴 후 저녁식사를 하고 잠깐 숙소에서 쉬다가 산책하러 나왔는데, 숙소 근처 바(Bar)에 편안해 보이는 의자가 있길래 무작정 들어갔습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는 말이 있지요? 해먹이 없어서 아쉬웠던 마음을 이렇게 달랬습니다. 의자에 앉아 있으니 너무 편해서 그냥 드러누웠는데 자세가 많이 건방져 보이는군요. -_-;




Bar에서 주문했던 바나나 쉐이크. 정말 맛있습니다. 보라카이에서 먹었던 것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바로 이 바나나 쉐이크와 파인애플 쉐이크였습니다. 보라카이에 방문하시는 분들은 꼭 주문해서 드셔보시길..^^




다음날 아침. 대부분의 호텔이 그렇듯이 여기에서도 부페식 아침식사가 제공됩니다. 이렇게 한 접시 먹고 아침식사를 끝냈던 것 같은데, 가물가물하네요. 더 먹었으려나? ^^;




오전 일정은 릴 낚시와 스노클링입니다. 저희가 낚시와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이동시켜 줄 배입니다. 보라카이 섬에 들어올 때 탔던 배와 비슷하죠?




낚시도구는 정말 간단합니다. 나무막대에 감겨 있는 낚시줄에 미끼를 끼워 바닷물 아래로 늘어뜨린 후 물고기가 낚이기만을 기다리면 됩니다. 그러면 위와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부끄럽게도 전 한 마리도 낚질 못 했습니다. -_-; 이상하게 물고기들이 제 낚시줄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더라구요. 위 사진은 저희에게 릴 낚시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던 필리핀 가이드 분이 낚아올린 월척을 마치 제가 건져올린 것 마냥 연출하고 찍은 것입니다. ^^;




낚시를 즐기던 다른 일행 분들도 심심치 않게 물고기들을 낚아 올리셨는데, 필리핀 가이드 분께서 잡은 것처럼 큰 물고기를 건져올린 분은 없었습니다. 이렇게 잡은 물고기들의 운명은?




현장에서 바로 시식할 수 있었습니다. 가이드 분들께서 미리 초장까지 준비해 놓으셨더라구요. 진짜 맛있게 먹었는데, 먹고 나서 숙소로 돌아와 TV를 봤더니 필리핀에 '콜레라'가 발생했다는 뉴스(필리핀에도 YTN이 방송되더군요.)가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대략 난감'한 상황에 빠졌던 기억이 납니다. 다행히 별 일은 없었지만요. ^^;
 




낚시를 마치고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낚시를 즐겼던 곳과 다른 포인트로 이동했는데, 스쿠버다이빙만큼 어려운 레포츠는 아니었기에 오랜 시간 교육받지는 않았더랬습니다. 짧게 교육받고 바로 입수~

바닷물 속 멋진 경치를 사진으로 남기고자 방수팩을 씌워 카메라를 가지고 갔는데, 위 사진 한 장 찍고 나서 배터리 아웃되어 버렸습니다. 배터리 잔량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야 했는데, 미처 눈치채지 못하고 여분의 배터리를 호텔에 놓고 나오는 바람에 바닷물 속 신기한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 했네요. 하지만 덕분에 스노클링에 집중하면서 더 많은 장면들을 두 눈에 직접 담을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네요.




낚시와 스노클링을 마치고 나니 많이 피곤하더라구요. 역시 물 속에서 노는 건 상당한 체력을 요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보라카이에서의 마지막 공식 일정은 선셋 세일링(Sunset Sailing)이었습니다. 그냥 바다 위를 달리는 보트 위에 편하게 앉아서 일몰을 즐기면 되는 것이죠.




일몰을 구경할 수 있도록 우리를 먼 바다까지 데려다 주었던 보트!




우리보다 먼저 출발했던 다른 일행 분들. 저희도 저 분들과 똑같이 보트 양쪽에 각각 2명씩 앉아서 항해했습니다. ^^




선셋 세일링을 마치고 돌아온 모습입니다. 너무 일찍 출발하는 바람에 일몰은 구경조차 못 했습니다. -_-;




보트에서 내려 잠시 해변을 거닐다가 만난 외국인 아저씨. 아마도 일몰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고 계신 것이었겠죠?




보라카이에서의 모든 공식적인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이면 다시 마닐라로 돌아가야 했기에 좀 더 보라카이를 즐기고자 밤에 산책을 했습니다. 처음 목적은 산책이었는데, 해변을 돌아다니다 보니 허기져서 노천카페에 자리를 잡고 맥주('산미구엘'이라는 맛있는 필리핀 맥주)도 마시고, 피자를 주문해서 먹기도 했습니다. 배불러서 더 이상 못 먹을 것 같으면 이렇게 공연하시는 분들의 노래를 듣기도 했구요. 참고로 이 분께서는 지치지도 않는지 약 3시간 동안 계속해서 노래를 부르셨답니다. -_-




기념품점에 들렀을 때 발견한 기념품! 보라카이 해변의 모래가 채워져 있습니다. 원래 보라카이의 모래는 반출 금지인데, 이렇게 기념품의 형태로만 반출 가능하다고 합니다. 모래 정도야 다른 방법을 통해 충분히 가지고 갈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따로 담아 가자니 귀찮을 것 같기도 해서 친구들과 위 기념품을 몇 개 구입했습니다. 나중에 밝혀지겠지만 이 기념품을 구입한 것이 천만다행이었지요.

기념품 구입 후 숙소로 돌아오다가 약간 무서운 경험을 했더랬습니다. 게이로 보이는 듯한 분들께서 저희에게 접근해 오더라구요. 순간 섬찟했지만 그냥 무시하고 무사히 호텔 방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보라카이에 놀러가시는 분들은 주의하시길! 멋모르고 유혹에 넘어갔다가 지갑이며 귀중품들을 몽땅 털리는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한다고 하더라구요. ^^;




보라카이를 떠나는 날 아침.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마닐라로 돌아갈 비행기를 타기 위해 배에 올랐습니다. 배에 오르려면 물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바지가 젖을 우려가 있어서 현지인들이 이렇게 승객들을 배까지 안전하게 태워줍니다. 저 역시 위와 같은 방법으로 배에 오를 수 있었는데, 저를 태워주셨던 분의 덩치가 작아 목마를 타고 있자니 너무 죄송스러웠습니다. 게다가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물 속에서 넘어지시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끄떡없으시더군요. ^^;




저희가 가져왔던 짐들도 이렇게 운반해 주셨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보라카이의 모습을 담기 위해 계속 사진을 찍었습니다.




만약 자유여행으로 왔다면 보라카이에 며칠 더 머물렀을 텐데 말이죠. ^^;




바이바이, 보라카이~




공항으로 가기 위해 트라이시클에 몸을 실었습니다. 트라이시클 역시 앞선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던 지프니와 함께 필리핀의 주요 교통수단이라고 합니다.




공항에서 마닐라로 향하는 비행기가 출발하기를 기다리다가, 외국인 아저씨와 필리핀 아가씨가 다정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필리핀에서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입니다. 어떤 관계일지는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_-;




비행기를 타고 다시 마닐라에 도착했습니다. 지난 번에도 말씀드렸지만, 필리핀의 횡단보도에는 대부분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저희도 목숨을 걸고(?) 건넜던 횡단보도의 모습입니다.




원래 오후에는 필리핀의 유명한 팍상한으로 관광을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피곤하기도 했고 여분의 경비도 없었기에 팍상한 관광은 포기해야 했습니다. 보라카이에서의 스쿠버다이빙처럼 옵션 항목이었거든요. 팍상한에 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저희 때문에 가이드 분도 꽤나 황당하셨을 거에요. 보라카이에서도 다른 가이드 분의 안내를 받겠다고 하지를 않나, 팍상한에 안 가고 호텔에서 쉬고 있겠다고 하질 않나...-_-;

결국 가이드 분과 따로 떨어져 있는 동안 저희에게 어떤 일이 발생해도 저희가 책임지겠다는 각서를 쓰고 호텔에 머물러 있을 수 있었지만, 팍상한으로 관광을 가셨던 일행 분들이 돌아오기 전까지 체크인이 불가능해 호텔 로비에서 저러고 놀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오후 느즈막히 팍상한으로 떠나셨던 일행 분들이 돌아오셔서 숙소에 들어갈 수 있었고, 팍상한에서의 겪으셨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매우 재미있었다며 즐겁게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주시더군요. 어떻게 해서든 경비를 만들어 팍상한에 갔어야 했나 싶은 순간이었습니다.




입국할 때부터 심상치 않았고, 여행 내내 여러 가지 문제로 순탄치만은 않았던 피리핀 여행. 역시나 출국할 때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필리핀에서는 보라카이에서 가져온 모래, 산호를 반출할 수 없다고 합니다. 대신 기념품의 형태로 판매되는 것을 구입할 경우에 한해 반출 가능한데, 미리 사진으로 보여드렸던 기념품 속의 모래가 엑스레이 검사에 걸려 친구 녀석이 수색을 당하는 모습입니다.

신기한 것은 저와 다른 친구 한 명은 동일한 제품을 구입했음에도 걸리지 않고 무사히 통과했는데, 이 녀석만 수색을 당해야 했다는 사실입니다. 입국할 때부터 요주의 인물(?)로 찍혀서 그랬던 것인지..^^; 어쨌든 가방을 풀어 기념품임을 확인시켜 주고 나서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몽골 여행 직후에 아무런 준비 없이 떠났던 필리핀 여행. 재밌기도 했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았던 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패키지 여행'은 저와 맞지 않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던 여행이었구요. 아무래도 저는 직접 스스로 여행 계획 세우고 관련 정보를 준비해서 떠나는 여행에 더 큰 매력을 느끼는 타입인 것 같습니다. 몽골 여행도, 일본 여행도 모두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서 떠났던 여행이었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당시의 즐거웠던 기억이 생생하거든요. 물론 필리핀 여행에서 즐겼던 스쿠버다이빙과 스노클링도 생생한 추억으로 남아있긴 합니다. ^^



<스쿠버다이빙, 교육부터 실습까지 -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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