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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 꽃~ 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 꽃~♬"
어렸을 적 참 많이 불렀던 노래죠. 노래 가사대로라면 우리나라 삼천리 강산에 무궁화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요즘은 무궁화꽃이 국화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주변에서 무궁화꽃을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렸을 적에는 근처 화단에 심어진 무궁화꽃을 손쉽게 접할 수 있었는데 말이죠. 아마도 개화기가 길고, 진딧물 등의 벌레가 많이 꼬이는 등 관리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에 무궁화꽃을 심는 곳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그런데 국화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워진 무궁화꽃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 역시 부끄럽게도 이탈리아에서 무궁화꽃을 발견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 주변에서 점차 무궁화꽃이 사라져 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먼 외국에서 무궁화꽃을 발견하게 되니 왠지 모르게 반가운 마음이 앞서면서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무궁화꽃을 본 기억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평소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가, 어쩌다가 외국에서 무궁화꽃 한 번 발견한 것 가지고 생색내는 것 같아 부끄럽긴 합니다만, 그래도 무궁화꽃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관심을 환기해 보고자 포스팅해 봅니다. ^^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무궁화꽃을 만난 것은 베니스 영화제 원정대가 베니스에 도착한 다음날 아침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호텔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마치고 산 마르코 광장, 산 마르코 대성당, 리알토 다리 등 베니스의 유명한 관광지를 방문하기 위해 호텔 근처 정류장으로 버스를 타러 가는 길입니다. 버스 정류장이 호텔 근처라고 말씀드리는 했지만, 약 15분 정도를 걸은 후에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죠. ^^;
베니스의 유명한 곳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들뜬 마음으로 다른 원정대원들과 함께 걷고 있는데, 바로 옆의 주택가에 많은 꽃들이 심어져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사실 이 정도 꾸며놓은 것은 무라노 섬, 부라노 섬 등 유명 관광지에 비하면 약과이긴 합니다만, 베니스에 사는 사람들은 꽃을 이용해 화단과 집 꾸미는 것을 즐기는 듯한 인상~ ^^
이렇게 아파트마다 다양한 종류의 나무를 심어 정원을 꾸며 놓았습니다. 어딜 가든 벚꽃만 잔뜩 볼 수 있는 요즘의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 아닐까 싶네요.
버스를 타러 가는 도중,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꽃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무궁화꽃이었죠. 은연 중에 무궁화꽃이 우리나라 국화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꽃이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무궁화꽃을 발견한 바로 그 순간, '우리나라 꽃이 왜 이탈리아에 피어 있는 것일까?'라는 어이없는 생각을...-_-;
그래서 처음 무궁화꽃을 발견하고는 이게 무궁화꽃이 맞나라는 의심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살펴봐도 우리나라에서 보던 그 무궁화꽃 맞더라구요. ^^; 나중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본 결과 이탈리아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무궁화꽃을 담장 울타리용으로 뿐만 아니라 가로수용으로 활용해 오고 있었다 합니다.
무궁화꽃을 담장 울타리용으로 활용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는데, 가로수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잘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봐온 무궁화꽃들의 특징을 생각해 보면 무궁화꽃을 가로수로 활용하기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다음날 아침 무라노 섬, 부라노 섬으로 가는 길에 이러한 의구심을 말끔하게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가로수용으로 심어져 있는 커다란 무궁화꽃을 발견했으니까 말이죠. ^^
지금까지 봐 왔던 무궁화꽃과는 다르게 상당히 키도 크고, 굵은 줄기를 가지고 있는 무궁화꽃을 보니 충분히 가로수로 활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게다가 시원스럽게 꽃망울을 터뜨린 무궁화꽃이 아름다워 보이기도 했구요.
그렇다고 해서 담장 울타리를 장식하고 있는 키 작은 무궁화꽃이라 해서 보기에 안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 녀석은 이 녀석 나름대로의 매력이...^^
수상 버스를 타고 무라노 섬을 거쳐 도착한 부라노 섬 ! 얼마 전 '시크릿폰으로 담은 베니스 무라노 섬, 부라노 섬의 멋진 모습들 !'이라는 포스팅을 통해 보여드린 것처럼 상당히 예쁜 곳입니다. 유명 관광지답게 형형색색으로 채색된 건물마라 아름다운 꽃들로 장식되어 있는 곳이죠.
부라노 섬은 다양한 색상의 건물들로 유명한 곳이기는 하지만, 그 곳을 꾸미고 있는 다양한 꽃들도 굉장히 매력적이었습니다. 부라노 섬의 원색 건물들과 잘 어울렸던 꽃 !
부라노 섬을 돌아다니다 보면 손쉽게 만날 수 있는 모습들. 정말 '예쁘다'라는 말 외에는 표현할 수 없는 건물들로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예쁜 곳에서도 무궁화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침에 봤던 그 무궁화 나무처럼 커다랗고 굵은 줄기에 피어있는 무궁화꽃을 말이죠. ^^ 한국에서는 이렇게 커다란 나무 위에 피어 있는 무궁화꽃을 본 적이 없었는데, 이탈리아에서 보고 되니 놀랍기도 하고 그 아름다움에 감탄스럽기도 했습니다. 물론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무궁화꽃을 봤다는 신기함이 더해지긴 했지만요. ^^
무궁화꽃이 그저 우리나라 사람들의 관념 속에서만의 국화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국화로서 제대로 대접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무궁화꽃이 그저 키 작은 볼품없는 꽃이 아니라 이렇게 훌륭하게 가로수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널리 홍보한다면 많은 지자체에서 벚꽃이 아니라 무궁화꽃을 심을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태극기가 국민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온 것처럼 국화인 무궁화꽃 역시 국민들이 좀 더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라봅니다. 그렇게 된다면 무궁화꽃 축제 역시 벚꽃 축제만큼이나 많은 관심과 인기를 얻을 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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