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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Public Performance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유쾌한 춤과 노래를 선사하는 뮤지컬, 제너두 (XANADU) !

by 맨큐 2008.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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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음악과 안무가 펼쳐지는 버라이어티한 뮤지컬, 제너두 (XANADU) ! 제너두는 1980년 진 캘리와 올리비아 뉴큰 존이 출연했던 컬트 클래식 영화로 2007년 6월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새롭게 태어난 작품입니다. 올리비아 뉴튼 존과 뮤지션 E.L.O의 유명한 'Xanadu'가 흐르는 신나고 코믹한 롤리스케이팅 뮤지컬로, 인간과 신의 사랑을 통해 따뜻한 사랑과 예술의 참된 가치를 일깨워주는 작품이라고 하네요. ^^



뮤지컬 제너두는 공연의 메카인 미국 브로드웨이의 헬렌 헤이즈 극장 (Helen Hayes Theater)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공연 중이며, 현재는 천재적인 코미디스타 우피 골드버그까지 합류해 티켓을 구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브로드웨이에 가 본 적이 없으니 확인할 길은 없지만...^^;

아무튼 이렇게나 유명한 뮤지컬 제너두(Xanadu)를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다는 사실 ! 9월 9일부터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제너두 한국어 공연이 진행 중이거든요. 얼마 전 뮤지컬 리뷰를 통해 올 가을 가장 기대되는 작품 중 하나라는 뮤지컬이라는 소식을 접한 상태였기에 무척이나 기대를 안고 공연장으로 향했습니다.



입장하기 전에 프로그램을 받아들고 시놉시스와 등장인물들을 살펴봤습니다. 혹시나 제가 아는 배우들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살펴봤는데, 주인공 키라를 괴롭히는(?) 역할에 드라마 <온에어>에 출연하셨던 홍지민씨가 캐스팅되셨더군요. 물론 더블 캐스팅이라서 실제 공연을 보기 전까지 홍지민씨가 등장할 것인지는 미지수인 상황이었습니다. ^^;

홍지민씨가 맡은 역할인 멜포메네 외의 다른 배역들도 대부분 더블 캐스팅이었습니다. 특히나 남자 주인공 역인 쏘니(Sonny) 역은 이건명씨, 김희철씨, 강인씨 이렇게 트리플 캐스팅되어 세 명이서 번갈아 가며 공연을 진행하더군요. 슈퍼주니어의 팬들이라면 어떻게든 김희철씨나 강인씨가 연기하는 쏘니를 보고 싶어하시겠죠? ^^



지난 번에 본 뮤지컬 <캣츠>에서 빅뱅의 대성씨가 공연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는데, 이번 뮤지컬 <제너두> 역시 김희철씨 혹은 강인씨가 연기하는 쏘니를 볼 수 없었습니다. 주인공인 쏘니 역할은 이건명씨가 연기했거든요. 전 딱히 슈퍼쥬니어를 좋아하지는 않으니 남자 주인공으로 이건명씨가 나온 사실에 대해 크게 실망하지 않았더랬습니다. 아니, 오히려 이건명씨가 연기한 <제너두>를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고 하는 것이 맞겠네요. ^^



뮤지컬 <제너두>의 주인공 쏘니가 극중에서 내뱉는 대사가 하나 있습니다.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예술들을 하나로 통합한다면 어떨까요? 그러니까 그림, 음악, 춤, 그리고 스포츠까지 모든 예술들을 한 공간 안에 총체적이고 종합적으로 Beautiful, Wonderful, Amazing, Awesone, Great surprise하게 모아놓는 거죠."

쏘니의 이 대사처럼 뮤지컬 <제너두> 안에는 온갖 다양한 예술들이 등장합니다. 현대무용에서부터 째즈, 릴리컬, 스윙, 힙합, 락샌드, 디스코, 탭 그리고 아크로바틱과 롤러스케이트까지... 특히 여주인공인 키라는 공연시간 대부분을 롤러 스케이트를 타며 무대 위를 휘젓고 다닙니다. 게다가 모든 이야기들이 키라를 중심으로 전개되니 그야말로 롤러스케이팅 뮤지컬이라 할만 합니다.



뮤지컬 <제너두>는 1980년대 베니스 해변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제가 다녀왔던 이탈리아 베니스가 아니라 미국의 베니스라 합니다. ^^; 배경을 설명하는 도중 친절하게 이탈리아의 베니스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알려주시더라구요. ㅎㅎ

예술가 지망생인 쏘니는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며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아홉 뮤즈들의 리더인 클리오 여신이 중심이 되어 예술 창작에 대한 고통으로 괴로워하고 있는 쏘니가 위대한 예술적 업적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도와줄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결국 클리오는 뮤즈들의 도움을 받아 키라라는 이름의 인간으로 변신해서 쏘니에게 '제너두'라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예술들을 하나로 통합한 공간을 만들어 보라고 제안합니다.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등장해서 아이디어를 제공한 키라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키라가 제안한 것이 '고고장'이 아니었을까 싶긴 합니다만...^^;

키라에게 뮤즈의 리더 자리를 빼앗겨 질투를 느끼던 멜포메네는 칼리오페와 함께 모종의 계획을 세워 키라를 위기에 처하도록 합니다. 일찍이 신 중의 신 제우스가 금지했던 '인간과의 사랑'을 키라가 어기게끔 하려는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기게 됩니다.

멜포메네와 칼리오페의 계략 때문이었을까요? 쏘니와 키라는 '제너두'를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점차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뮤즈와 인간 간의 사랑은 제우스가 금지한 것이었기에 이들의 사랑은 험난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과연 이들의 사랑은 어떻게 될 것인지...



예술가 지망생이자 키라와 사랑에 빠지게 된 거리의 화가 쏘니 역을 맡은 이건명씨입니다. 키라로부터 영감을 얻어 그녀와 함께 새로운 목표인 '제너두'를 완성하게 되지만, 그녀와의 사랑의 감정이 진실이었는지 뮤즈들의 장난에 의한 것이었는지 헷갈리는 모습을 보이는 역할입니다. 노래도 잘 하시고 연기도 잘 하셨지만, 아래에서 소개해 드릴 분 떄문에 약간은 관심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ㅎㅎ



뮤지컬 <제너두> 출연진 중 저희들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키라 역의 정선아씨입니다. 정말 연기 잘 하시더군요. 굉장히 매력적인 분이셨는데, 공연을 보고 나서 함께 공연을 관람했던 남성, 여성들 모두 정선아씨에 대한 칭찬이 끊이지 않았더랬습니다. 남성 분들의 경우 칭찬보다는 정선아씨의 묘한 매력에 사로잡힌 듯한 발언들이 많긴 했지만 말이죠. ^^;



중년의 성공한 사업가 대니역의 김성기씨입니다. 대니는 35년 전 키라가 클레오라는 이름으로 나타나 사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줬던 인물입니다. 대니는 자신을 도와줬던 클레오에게 사랑에 빠졌지만, 클레오는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는 갑작스레 사라져 버렸죠. 그 후 키라라는 이름으로 다시 나타난 클리오의 부탁으로 쏘니를 돕게 됩니다. 대니 역할 외에도 또 다른 중요한 배역을 연기하셨는데, 이건 직접 공연을 보시고 확인하시길 ! 1인 2역을 하느라 바쁘셨을 텐데 코믹한 연기를 아주 능숙하게 보여주셨습니다. ^^



키라를 위기에 빠뜨리는 멜포메네역의 정영주씨. 홍지민씨와 더블 캐스팅이었는데, 저희가 본 공연에서는 홍지민씨가 나오지 않으시고 정영주씨가 나오셨더랬습니다. 공연을 보고 나니 사악한(?) 멜포메네역에는 홍지민씨보다 정영주씨가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음, 정영주씨에게는 칭찬이 아닌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네요. ^^;



언니인 멜포메네를 도와 키라와 쏘니가 사랑에 빠지는 저주에 들게 하는 칼리오페역의 김희원씨입니다. 김희원씨가 연기한 칼리오페는 서사시의 뮤즈라 하는데, 사투리를 쓰며 공연 내내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하는 모습을 보면 과연 이 분이 서사시의 뮤즈가 맞을까 싶은 의구심이...^^; 참 감칠맛나게 연기 잘 하시더군요. ㅎㅎ



여담입니다만, 나중에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제너두>의 사진을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는데, 브로드웨이의 칼리오페와 우리나라의 칼리오페가 매우 비슷한 것 같다고 느껴지더군요. 브로드웨이 무대 위 칼리오페도 사투리로 연기를 했을까요? ^^



시와 성인물의 뮤즈 에라토 역을 맡은 배우들입니다. 제가 본 공연에서는 김희진씨가 연기하셨습니다. 성인물의 뮤즈이긴 합니다만 그렇게 야한 장면이 연출되지는 않더군요. ㅎㅎ



음악의 뮤즈 에우테르페 역에는 양보미씨가 출연하셨습니다. 공연하는 것이 즐거우셨는지 내내 저렇게 환한 웃음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뮤지컬 <제너두>는 특이하게 무대 위에 약 20~30여개의 관객석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 곳에서 공연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공연 중 배우들이 무대 위에 마련된 관객석 옆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관객들과 함께 춤을 추기도 합니다. <제너두>에 출연하는 많은 배우들 중 양보미씨가 관객들과 가장 적극적으로 어울리는 못브을 보여주신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저도 한 번 그 자리에 앉아서 공연을 관람해 보고 싶습니다. 꽤 재미있을 것 같거든요. 공연 도중 배우들과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아주 조금이지만 공연에 참여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완전히 색다른 각도에서 공연을 볼 수도 있는 기회니까 말이죠. 배우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그리 흔한 것은 아니잖아요. ^^



춤의 뮤즈 텔피시코레 역은 전아민씨가 맡으셨는데, 아래 소개할 임휴상씨와 더불어 뮤지컬 <제라두>를 굉장히 유쾌한 작품으로 승화시킨 연기를 보여주셨습니다. 정말 최고라는 말 밖에는 안 나오더라구요. ^^ 전아민씨 역시 1인 다역을 소화하셨는데, 텔피시코레 역을 맡은 사람이 그런 역할을 담당한 것인지 궁금하네요. ㅎㅎ



마지막으로 희극의 뮤즈 탈레이아 역의 임휴상씨입니다. 다른 배역은 전부 더블 캐스팅인데, 이 분만 혼자서 탈레이아 역을 연기하셨습니다. 희극의 뮤즈답게 전아민씨와 함께 관객들로 하여금 배꼽잡게 웃게 해 주셨던 분입니다. ㅎㅎ



뮤지컬 <제너두> ! 다양한 배역들이 등장하지만, 각자의 개성들이 뚜렷하게 부각될 뿐만 아니라 공연이 진행되는 내내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었던 공연이었습니다. 최근에 본 뮤지컬, 영화, 연극을 통틀어 가장 유쾌하고 즐거웠던 시간을 보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마도 <제너두> 한국 공연의 연출자인 표인봉씨의 영향 때문이겠죠? 재미있고, 신나고, 애특하고, 후련한 뮤지컬을 만들고 싶으셨다는 연출의 변을 남기셨는데, 그에 걸맞은 작품을 만드신 것이 아닌가 감히 판단해 봅니다. ^^



비록 다른 2명의 뮤즈의 계략에 빠진 것이긴 합니다만 제우스의 명을 어기고 인간인 쏘니와 사랑에 빠지는 죄를 짓고, 제우스의 심판을 받기 위해 하늘 위로 올라가는 키라 ! 키라와 사랑에 빠지게 된 쏘니는 자신이 다른 뮤즈들에 의해 키라와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동안 자신이 키라를 향해 품었던 사랑의 감정이 진심이었는지 의심을 하고 있는 상황 ! 과연 그들의 운명은?



평균 연령 30대 중반의 연기자들이 만들어낸 유쾌한 뮤지컬 제너두 ! 11월 23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진행될 예정이라 하니 뮤지컬 <제너두>를 보고 싶으셨던 분들은 조금 서두르셔야 할 듯 합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작품이라면 분명 연장 공연할 것이라 예상하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니까요. ^^;



참고로 삼성카드로 결제하실 경우 4명까지 무려 25%나 할인을 해 준다고 하니, 삼성카드 소지하고 계신 분들은 잘 활용하시면 큰 부담 없이 재미있는 뮤지컬을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연 가격의 25%나 할인해 주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요. 저도 패너두석(무대 위에 마련되어 배우들과 함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좌석) 예약해서 신나는 <제너두>를 한 번 더 보고 싶어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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