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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Public Performance

비 오는 날 본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by 맨큐 2008.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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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를 봤습니다. <사랑은 비를 타고>라는 제목처럼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날이었죠. 주말마다 비가 오던 때라 계속 마음 상해 있었지만, 뮤지컬을 보기로 했던 이 날만큼은 왠지 비가 내려도 기분 좋더라구요. 아니, 비와 관련된 뮤지컬을 보는 날 비가 내리니 기분 좋았다고 표현해야 더 옳은 표현일 수도 있겠네요. ^^


비 내리던 대학로 거리.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보이고, 귀찮았는지 우산을 접고 그냥 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들도 보이네요. 저 역시 커다란 우산을 쓴 채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의 공연 장소인 인켈아트홀을 찾았습니다.



인켈아트홀
주소 서울 종로구 명륜2가 41-4
설명
상세보기

인켈아트홀은 혜화역 4번 출구에서 내리신 후 CGV 조금 못 미친 골목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서 조금만 걸어가시면 쉽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물론 길치였던 저는 처음 가 보는 인켈아트홀을 찾느라 살짝 헤매긴 했지만요. ^^;


인켈아트홀에 도착해 초대권을 입장권으로 교환했습니다. 원래 <사랑은 비를 타고>를 봤던 날은 7월 20일 일요일이었는데, 티켓에는 날짜가 7월 22일로 잘못 인쇄되어 있더라구요. 뭐 그래도 입장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요. ㅎㅎ


뮤지컬 시작 시간에 맞춰서 인켈아트홀에 입장했습니다. 지하 공연장으로 내려가는 통로에는 <사랑은 비를 타고> 제작업체인 엠뮤지컬컴퍼니에서 제작해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들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역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이 날 보기로 예정되어 있던 <사랑은 비를 타고> ! ^^


요즘처럼 더운 여름,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파란색 우산으로 장식된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포스터입니다. ^^


이 날의 주연 배우들 ! 형<동욱>역의 임춘길씨, 동생(동현)역의 김영준씨, 그리고 유미리역의 이민경씨. 이민경씨는 다들 알고 계시듯이 여성그룹 디바에서 활동하셨던 분입니다. <사랑을 비를 타고>에서 깜찍하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보다 훨씬 더 예뻐지신 듯 합니다. ^^


순수 한국 창작 뮤지컬인 <사랑은 비를 타고>. 처음 <사랑은 비를 타고>라는 제목을 듣고는 연인들 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커다란 착각이었습니다. 연인 간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가족 간의 사랑 이야기더라구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두 여동생과 막내동생 동현을 뒷바라지하느라 나이 마흔이 넘도록 결혼도 못 한 채 혼자 살고 있는 동욱, 동욱의 지나친 자상함에 답답함을 느끼고 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집을 뛰쳐나갔지만 형의 마흔번째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7년만에 돌아온 막내동생 동현. 7년만에 재회했으면 그래도 다정다감한 장면을 연출할 법도 하지만, 이들은 재회한 순간부터 티격태격하기 시작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7년 전이나 지금이나 동욱과 동현의 성격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으니까 말이죠.


이들의 갈등이 고조되는 그 순간. 벨소리가 울리며 누군가가 집 안으로 들어옵니다. 야시시한 옷을 입은 채 동욱과 동현의 결혼을 축하한다며 이벤트를 열어주는 이 아가씨. 웨딩닷컴이라는 이벤트 업체에서 일하는 푼수끼 가득한 유미리입니다. 평소 길눈이 어두운 탓에 이번에도 어김없이 집을 잘못 찾아 들어온 것이죠. 결국 이 사건을 계기로 유미리는 웨딩닷컴이라는 회사에서  일한지 만 하루만에 짤리게 되는 비운을 맛보게 됩니다. ^^;


티격태격하는 두 형제, 그리고 난데없이 등장한 이벤트 업체의 똘끼 넘치는 직원 유미리. 이들이 엮어가는 이야기는 무척이나 유쾌하고 사랑스럽습니다. 특히나 유미리 역의 이민경씨가 과연 얼마나 유미리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했는데, 극 중의 유미리 역과 너무나 잘 어울려서 공연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평소의 이민경씨가 똘끼 넘치는 캐릭터라는 건 아니구요. 그만큼 극 중의 역할을 잘 소화해 냈다는 이야기입니다. ㅎㅎ


다들 노래도 잘 부르시고, 연기도 잘 하시고...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특히나 비 오는 날에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빗소리와 함께 시작했던 공연이 그 날의 날씨와 참 잘 어울렸던 것 같구요. 연인들끼리 봐도 좋겠지만, 가족들이 함께 보면 더더욱 좋을 그런 뮤지컬이었습니다. ^^


참고로 좌석 배치도상에 표시한 위치에 앉으신다면 공연 도중 깜짝 놀랄 일을 겪으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공연이 끝나고 나면 깜짝 선물을 받으실 수도 있을 테구요. 자세한 내용까지는 말씀드리지 않을 테니 직접 공연을 보시고 확인하세요. ^^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는 현재 일본에서도 동시에 공연 중이라고 합니다. 한국 창작 뮤지컬 중에서는 최초로 일본으로 수출된 작품이라고 하네요. 지금가지 13년 동안 공연을 계속해 오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결과겠죠? 조만간 한국에서의 공연 횟수가 3,000회를 돌파할 예정이라고 하니, 정말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인 것 같구요. 가족 간의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여러분도 보고 싶지 않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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