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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Issue

대학 교수들의 시국 선언을 바라보며...

by 맨큐 2009.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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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치권을 보고 있노라면 한숨만 나오는 것 같습니다. 건방진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제가 지금의 정치인들의 자리를 대신한다면 최소한 지금보다는 더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저조차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저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춘 분들이 보기에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 얼마나 혼란스럽고 어둡다고 판단하실지는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대학 교수들이 정치 일선에 나서는 경우가 종종 있기는 합니다만, 혼란스러운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교수들이 단체로 시국 선언을 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학문에 정진해야 할 교수들이 시국 선언을 한다는 것은 '더 이상 현실을 방관해서는 안 되겠다'는 위기 의식이 팽배해져 있다는 자체적인 판단 때문일 것입니다. 청와대에서는 서울대의 전체 교수들 중 소수 인원들만이 참여했기 때문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만, 현재 상황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며칠 전 서울대 교수들의 시국 선언을 시작으로 다른 대학 교수들도 시국 선언을 이어가고 있고, 학생들도 시국 선언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단테는 '신곡'에서 지옥의 가장 뜨거운 자리는 도덕적 위기의 시대에 중립을 지킨자들을 위해 예약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옥이 있는지 확신할 수는 없으나 분명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도덕적, 정치적 위기 상황이 분명해 보입니다.

'누군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는 말이 있었지요. 어떻게 보면 보수적일 수도 있는 대학 교수들, 그것도 서울대 교수들이 시국 선언을 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정치권, 그리고 청와대에서 현재의 상황을 충분히 심각하게 다루어야 할 이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이 지나치게 무리한 요구였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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