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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Issue

최근 읽은 어이없었던 신문 기사 하나.

by 맨큐 2009.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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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라는 매체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고등학교 재학부터였을 겁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신문은 제게 전날의 스포츠 소식, 그리고 오늘의 TV 프로그램을 안내해 주는 종이 외의 의미를 가지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당시 대입의 관문 중 하나였던 논술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논리적인 글쓰기에 능한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들이 즐비한 '신문'을 읽어야 논술 실력을 쌓을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설(서울대학교 수석 합격생이 '삼국지'를 읽으며 논술 실력을 쌓았다고 광고하자 삼국지 열풍이 불었던 것과 유사한 사례인 듯 합니다.)이 나돌기 시작했고, 고등학교 국어, 작문 시간에도 매시간 신문 사설이나 논설을 한 개 이상 읽어오는 숙제를 내 주곤 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신문 사설이라든가 논설이야말로 논리에 근거한 객관적인 글이라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들이 그야말로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신문을 자주 접하다 보니 사설 혹은 논설 역시 해당 글을 작성한 사람들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작성된 글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아챌 수 있었거든요.

잠시나마 중요한 대입 준비 수단으로 여겨졌던 '신문'은 다시금 정보 제공용 종이의 위치로 전락했습니다. 적어도 제게는 말이죠. 그런데 최근 읽은 신문 기사 중 하나가 이러한 정보 제공용 종이로써의 기능마저도 박탈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게 만들었습니다. 바로 아래의 기사입니다.



지난 7월 22일 미디어법 처리를 둘러싸고 벌어진 에피소드를 묘사한 기사입니다. 7월 24일 금요일 조선일보 정치면 5면에 등장한 기사입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과연 이 기자가 제 정신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해당 기사를 편집한 데스크까지...

아무리 자신이 속한 회사에 도움이 될 미디어법이 처리(그것도 불법의 소지가 다분한 방법으로 말이죠)된 것이 기쁘다 한들, 국회 내에서 폭력을 행사한 국회의원의 활약(?)을 이렇게 자랑스럽게 실어주다뇨. 혹시나 이 신문기자가 고도의 한나라당까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저질스러운 기사였습니다.

이러다가는 조만간 정치 깡패가 등장하더라도 신문 기사에서는 영웅 대접을 해 줄 지도 모른겠습니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점점 상식 밖의 일들이 당연한 것처럼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그저 답답하기만 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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