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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Daily Event/Diary

생일입니다. :)

by 맨큐 2007.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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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9일,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생일이라는 주제로 포스팅을 하려니 조금 민망하긴 하지만, 더 많은 분들께 축하를 받고자 하는 의도의 포스팅이 아니니 너무 타박하지는 말아주세요. 이미 많은 분들(?)께 생일 축하를 받았거든요. 심지어 생일 한참 전인 7월 11일부터 생일 축하한다며 생일선물로 쿠폰을 보내주신 분도 계시고 말이죠. 하지만 그래도 이왕 생일인 거 알게 되었으니 축하해 주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
 

SK 텔레콤을 제외하고는 전부 쇼핑몰 명의로 발송된 생일축하 메세지들이라 그 의도(!)가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어쨌든 축하해 주신 거니 이 역시 진심으로 고맙게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각 쇼핑몰에서 생일선물로 보내주신 할인쿠폰도 유용하게 사용하여 축하해주신 정성에 보답해 드리고 싶지만, 평소에도 쉽게 구할 수 있는 5%~10% 정도의 할인쿠폰인지라 반드시 사용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기질 않더라구요. 게다가 마침 사고 싶은 제품(생일 선물을 증정하고 싶으신 분은 이 제품으로..;;;)이 있어서 혹시 할인쿠폰이 적용되는지 알아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모두 쿠폰 적용 제외 상품인 것만을 확인한 채 좌절감을 맛봐야 했습니다. 이왕 챙겨주시는 거 화끈하게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상품 없이 모든 상품에 적용되는 20% 정도 할인해 주는 만능쿠폰을 발행해주시면 사고 싶은 물건이 없더라도 일단 지르고 볼 텐데 말이죠. ^^;

아무튼 아침에 어머니께서 해 주신 미역국을 먹고,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생일 축하한다는 말씀을 들으니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론 죄송스런 마음이라고 할까요? 제가 어머니께 낳아주셔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미역국을 끓여드려도 모자랄 판인데, 오히려 어머니께서 정성스레 제 생일상을 차려주셨으니까 말이죠. 하지만 죄송스럽게도 지금까지 한 번도 그 마음을 부모님께 표현해 본 적이 없습니다. 부모님께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왠지 모르게 쑥스러운 일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리고 굳이 이런 말들을 겉으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충분히 제 마음을 알고 계실 거라 합리화해 온 면도 없지 않았구요. 물론 쑥스러움으로 인한 저의 부작위를 감추기 위한 변명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요.

사실 지금에야 이렇게 부모님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비록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더라도), 어렸을 때는 이렇게 더운 날에 절 낳아주신 어머니께 살짝 심술도 부리곤 했었습니다. 생일이 항상 여름방학 중에 끼어 있어서 제대로 생일파티를 열어 친구들로부터 축하를 받아본 경험이 전무했거든요. 어린 마음에 '왜 하필 이 더운 여름에 날 낳아서 친구들에게서 생일 선물도 못 받게 한 거야'라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했던 것이죠. 이 더운 여름에 절 낳기 위해 고생하신 어머니께 그렇게 투정을 부리다니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는 참 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도 철이 든 것 같지는 않지만요. ^^;



그런데 생각해 보면 부모님께 항상 투정만 부린 것만은 아니었어요. 얼마 전, 방 정리를 하다가 발견한 부모님 사진입니다. 제가 군대에 가게 됐을 때 가지고 갔던 2장의 사진 중 한 장이죠. 강원도 철원 GOP에서의  힘든 군생활 동안 부모님께서는 제게 많은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힘들고 지치는 일이 있을 때마다 지갑 속에 넣어둔 이 사진을 보면서 힘을 얻곤 했었습니다. 부끄럽지만 때로는 서러움에 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구요. 그 때마다 다짐했던 것이 제대하고 나면 부모님께 효도해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아무런 조건 없이 힘이 되어주시는 부모님께 그 동안 다하지 못한 효도 한 번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이런 기특한 생각도 제대 후 한 달 정도 유지되었으려나요? 제대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효도해야겠다는 생각은 잊은 채, 또 다시 부모님과 가끔씩 티격태격하고 말았더랬습니다. 군대에 있을 때만 하더라도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원하시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들어드리겠다고 다짐했건만, 현실에서는 제 마음에 안 차는 일이 있으면 금방 '울컥'하는 바람에..-_-;;;

아무튼 전 아직까지도 효도는 커녕 부모님께 불효를 저지르고 있는 불초자식인 셈입니다.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음에도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더라구요. 오늘만큼은 아버지, 어머니께 꼭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한 마디를 하고 싶었지만, 부모자식 간에 뭐가 그리 쑥스러운지 말이 입 안에서 맴돌기만 하더라구요.

그래서 오늘 이 포스팅을 통해서라도 아버지, 어머니께 평소 드리고 싶었던 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 절 낳아주시고 그 동안 키워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하구요. 항상 드리고 싶은 말씀이었지만, 부끄러워서 제대로 표현하지 못 한 점 이해해 주실 거죠? 직접 말씀드리지는 않았더라도 아버지, 어머니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분들이니까요. 앞으로는 아버지, 어머니 마음 상하는 일 없도록 노력할게요. 항상 제 편이 되어주시는 부모님께 가끔(!) 투정부리는 이 철없는 아들을 용서해 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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