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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tc

구로동 CCTV 사건의 범인은 누구?

by 맨큐 2008.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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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혼자 사는 집에 침입한 어느 남성이 범죄를 저지르는 현장이 찍힌 CCTV 영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구로동 CCTV 동영상'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던 이 영상을 처음 봤을 때는 흥미롭기도 했지만, 살짝 두렵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영상 끝부분에서 외출했던 여성이 집에 돌아와 옷을 갈아 입는데, 이를 지켜보던 남성이 여성을 덮치려는 듯 달려드는 장면으로 끝을 맺고 있거든요. 혹시 이 영상을 보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동영상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이 영상을 보시고 나서 '왜 끝까지 보여주지 않는 것이냐!'라며 분통을 터뜨릴(?) 분들도 계시긴 하겠지만, 혼자 사는 여성 집에 몰래곰 침입한 괴한의 모습을 지켜보신 여성 분들, 특히나 혼자 사는 분들이라면 영상을 보고 나면 공포심을 가질 수도 있겠더군요.

그런데 영상을 보고 나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 영상이 범죄 현장을 담은 실제 상황이 아닐 확률이 더 크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 외부를 감시하고 있는 CCTV가 현관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 화면을 촬영한 각도가 여러 번 바뀌는 점, 집 내부에 CCTV가 설치되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낚시일 가능성이 클 것 같더군요.

만에 하나 실제 영상일 수도 있었겠지만, 정황상 낚시 영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니 과연 어떤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것일까 궁금해졌습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이 디지털 도어록의 허술함을 고발하기 위한 자물쇠, 열쇠 연합회(이런 단체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_-;;;)에서 만들어 배포한 동영상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너무 터무니없는 상상이긴 했지만, 제 상상력의 한계였습니다. ;;; 이러한 제 상상력의 한계는 '혹시 범죄작 독신 여성을 범하는 컨셉의 야동은 아닐까? 야동이라면 뒷부분도 찾아봐야 하는 거 아닐...'라는 생각까지...-_-;;;




그런데 제가 동영상의 일부만 보면서 이런저런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가 '구로동 CCTV 동영상'의 존재를 잊고 있을 무렵,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구로동 CCTV 사건의 범인이 공개되었다는 사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최초 공개된 동영상의 후속편에 해당하는 영상이 배포되었더라구요. 바로 위 동영상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최초 동영상을 보고 예상했듯이 구로동 CCTV 사건 동영상은 범죄 현상을 촬영한 것이 아니라, 특정 제품을 광고하기 위한 낚시 영상이 맞았습니다. 물론 야동의 일부분이 아니란 것도 당연했구요. 그런데 이 동영상이 자물쇠와 열쇠를 홍보하기 위한 동영상이 아니라 '하나포스 V3 플레티넘'을 광고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_-;

위 동영상을 보시면 처음에 '본 영상은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연출된 상황입니다'라는 메세지와 함께 시작합니다. 그리고 '보신 바와 같이 보안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습니다. 언제 어디에서 당신의 컴퓨터가 노출되고 있을지 모릅니다'라는 메세지로 네트워크 침입 차단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마무리됩니다. 바로 하나포스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하나포스 V3 플레티넘으로 네트워크를 안전하게 보호하라는 광고였던 것입니다. 제가 예전에 어설프게 리뷰를 해 봤던 바로 그 하나포스 V3 플레티넘 광고일 줄이야...;;;




하나포스 측에서는 이 광고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런 수배 전단까지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포털에서 '구로동 CCTV'를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이미지입니다. 광고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이런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다니 그 정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제품을 광고하기 위해 범죄 현장을 재현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비난을 감수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요즘 이처럼 광고를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많은 관심을 갖도록 하고자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방법으로 제품을 홍보하는 사례에 대해 많은 비판이 가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까요. 얼마 전 우리 담배에서 출시한 WIGO라는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한 '유치원 선생님의 옷 벗기 댄스' 동영상도 큰 비판에 직면해야 했고, 예전에 도자기녀로 통했던 탤런트 이세나의 동영상도 연예인을 홍보하려는 의도가 뻔히 보이는데 일반인인 것처럼 가장해 지나치게 야한 컨셉을 연출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적도 있었죠.

바이럴 마케팅을 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일순간의 관심을 끌기 위한 깜짝쇼보다는 홍보하고자 하는 제품의 특성과 어울리는 컨셉에 주력하는 정공법이 오히려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례로 하나포스 V3 플레티넘의 홍보 같은 경우 최초 티저 동영상으로 관심을 증폭시켜 호기심을 가지게 한 후, 본 동영상을 공개해 하나포스 V3 플레티넘이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보다 처음부터 본 동영상을 공개해서 홍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전략이 아니었을까 싶다는 것이죠. 외부 네트워크 침입 차단이라는 V3 플레티넘의 기능을 홍보하면서 보안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 혼자 사는 여성 집에 침입한 범죄자라는 컨셉을 차용한 것만으로도 그 의도를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거든요.

이처럼 티저 동영상을 먼저 배포하고, 나중에서야 본래 의도를 노출하는 식의 광고 방식이라면 처음에 관심을 유발하기는 쉽겠지만, 오히려 이러한 낚시질로 인해 해당 제품에 대한 비호감도만 증가시킬 우려가 있을 테니까요. 물론 마케팅 일선에서는 이러한 방식의 깜짝 홍보 방식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기에 실시하고 있는 것이긴 하겠지만요. ^^;

아무튼 구로동 CCTV 사건은 하나포스 V3 플레티넘을 홍보하기 위한 연출된 동영상임이 밝혀져서 다행인 것 같습니다. 실제 범죄 현장이었으면 안타까운 일이었을 테니까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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