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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강철중 : 공공의 적 1-1 (2008)

by 맨큐 2008.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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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이 필요한 세상. 그가 돌아왔다!"

많은 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다는 듯, 이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으니 반겨달라는 듯한 뉘앙스의 강렬한 메세지를 관객들에게 날리며 돌아온 꼴통 형사, 강철중. 과연 <강철중 : 공공의 적 1-1>은 그의 귀환을 바라마지 않던 수많은 관객들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을까요? 개봉을 며칠 앞두고 있는 영화 <강철중 : 공공의 적 1-1>을 얼마 전 프리미엄 시사회에서 보고 난 후 영화에 대한 간략한 평을 해 볼까 합니다. 물론 아직 개봉하기 전이라 스포일러성 내용은 최대한 자제해야 할 테니 그리 긴 평은 되지 않을 것 같아요. 혹시 저도 모르게 스포일러성 정보를 작성할 수도 있으니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를 감상하고 싶으신 분은 패스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




전작 <공공의 적 2>에 대한 혹독한 비판을 의식한 듯, 이번에 제작된 속편의 제목은 <공공의 적 3>이 아닌 <강철중 : 공공의 적 1-1>입니다. 꼴통형사 강철중의 귀환을 알리기 위한 제목이었을 테지요. 혹시 <공공의 적 2-1>을 제작하기 위한 포석은 아니길 바라겠습니다. ;;;




눈칫밥 먹어가며 형사 생활을 하고는 있지만 계속 되는 업무 스트레스와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인해 전세 자금조차 마련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한 우리의 꼴통 형사 강철중!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하는 공직에 몸 담아왔기에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고자 눈치있게(?) 뒷돈 챙겨가며 빡센 형사 생활을 해 왔지만,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 전직 사채업자 안수가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새롭게 시작한 노래방 사업을 통해 월 3,000만원을 땡긴다는 소리를 듣고는 더 이상 형사 생활 하기 싫다며 사표를 날립니다. 하지만 강철중이 반장에게 제출한 사표만도 이미 수십장! -_-




빡센 형사 생활 그만둘 거라며 반장에게 들으라는 듯 대놓고 욕을 날리는 강철중의 능글거리는 모습은 <공공의 적 1>에서 보여졌던 꼴통 형사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약간 달라진 점이라면 길거리 상인들에게서 삥을 뜯는 점잖치 않은 행동 따위는 하지 않으며, 1편에서 느껴졌던 어깨에 잔뜩 들어간 힘이 약간 빠져서 조금 더 얼빠진 것처럼 보인다는 점 정도? 그렇게 형사 생활을 마감하고자 하는 강철중에게 새로운 적이 등장하게 됩니다.




바로 자기 자식에게는 주말농장 체험도 시켜줄 정도로 좋은 아버지이자, 부인의 명령에는 절대복종하는 자상한 남편인 '거성 그룹' 회장 이원술이 강철중 앞에 새롭게 등장한 적 되겠습니다. 실상은 자기 아들과 비슷한 또래의 고등학생들에게 칼을 쥐어주며 진정한 깡패로 거듭날 수 있도록 후배 양성하는데 힘을 쏟는 기업형 조폭이니까 말이죠.

이미 각종 시사회를 통해 <강철중 : 공공의 적 1-1>을 접한 분들이 평가하신 것처럼 정재영이 연기한 이원술의 캐릭터는 복잡미묘합니다. "내 비위를 거스르는 것은 부모라도 참을 수 없어!"라며 부모님을 칼로 찔러 죽이는 <공공의 적 1편>에서의 이성재만큼 잔학무도한 캐릭터가 아니라 어느 정도 인간적인 면모를 갖춘 악당으로 묘사되어 강철중이 가진 캐릭터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실제 영화를 본 제 주변의 몇몇 여성 분들께서는 이원술이 악당이라는 사실도 잊은 채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을 정도니까 말이죠. -_-;

아마도 이원술 역을 맡은 정재영씨의 코믹 연기가 빛을 발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나 사업상 의뢰를 받아 처리해야 할 다른 거대 기업에 사시미 한 자루 쥐고 혈혈단신으로 뛰쳐 들어가 상대 회장(문성근 역)과 담판을 짓고 나오는 장면에서의 연기는 압권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피도 눈물도 없어야 할 것 같은 악역 이원술의 인간적인 면모를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어떻게 보면 쌩뚱맞을 수도 있는 이러한 장면들이 <강철중 : 공공의 적 1-1>에서는 전혀 어색하지 않게 웃음을 유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각본을 장진 감독이 맡았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




거성 그룹 이원술 회장의 행동대장 '문수' 역을 연기한 이한씨. 그리고 가장 오른쪽이 거성 그룹 조폭 양성소의 일원인 태준 역의 연제욱군. <반올림2>에 출연했었는데 벌써 이렇게 성장했군요. ^^




<강철중 : 공공의 적 1-1>에는 강철중 vs 이원술의 대결 외에도 볼거리들이 많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빛나는 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는 주연급으로 성장해 버린 정육점 주인 용만 역의 유해진씨. <공공의 적 1편>에서와 마찬가지로 해박한 해부 실력(?)을 바탕으로 사건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입니다. 유해진씨의 연기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재미없을 것 같은 장면들도 참 재미있게 만드는 힘이 있는 배우인 것 같습니다.




강철중 덕분에 학교(?)까지 다녀온 후, 노래방 사업을 통해 번듯한(?) 사장님으로 변신한 안수 역의 이문식씨. 역시 지금은 주연급 배우로 성장하셨죠. ^^ 위 스틸컷은 언제나 강철중을 무서워하지만 돈 때문에 잠시나마 전세 역전할 수 있어 기분 좋아하는 안수의 모습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화관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




천하의 악당(적어도 강철중은 그렇게 느꼈을 것입니다. 관객들은 저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요.)인 이원술을 잡아 넣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가는 강철중. 이들의 대결 결과는 안 봐도 뻔합니다. 영화 속 악역과의 처절한 사투 끝에 승리를 쟁취하고 즉결심판을 하는 강철중의 활약에 반한 많은 이들의 기대를 저버린다면 <강철중> 시리즈가 가진 매력이 완전히 사라져 버릴 테니까 말이죠.

하지만 결과가 뻔하다고 해서 영화 자체의 재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영화 <강철중>의 매력은 강철중에게 악역이 잡히느냐 잡히지 않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악역에게 즉결심판을 하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형사 강철중이 비열한 세상을 향해 내던지는 속시원한 욕설들과 거리낌없이 날리는 주먹 때문에 영화 <강철중> 시리즈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강철중'의 모습을 기대하는 분이라면 <강철중 : 공공의 적 1-1>을 통해 그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영화를 보기 전에 예고편을 통해 너무나 많이 접했던 장면들. 처음 보면서 웃음이 빵 터지는 장면들이 많았지만 다시 보면 재미없을 것 같았던 그 장면들도 극장에서 극의 흐름을 따라 보니 재밌더군요. 시사회에 오셨던 많은 분들도 마찬가지였구요.

특히 위 예고편의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대사

"요즘 애들은, 한 성질 하거든요. 예?"
"그 애가 커서 된 게 나다, 이 X만한 X씨야 !!!"

설경구씨의 연기를 보다 보면 욕설을 참 감칠맛나게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외에도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극장에 가셔서 관람해 보세요~ 이런 영화는 굳이 극장에서 안 봐도 된다라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DVD가 출시될 때까지 조금더 기다리시면 될 테구요. ^^

영화가 관객들에게 부족한 무언가를 채워줘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물론 그러한 목적으로 제작된 영화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영화가 그래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영화는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영화 <강철중> 역시 이러한 재미를 추구하는 작품이구요. 실제로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강철중 : 공공의 적 1-1>을 전혀 지루하지 않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심오한 철학을 찾아야만 직성이 풀린다거나 고급스러운 웃음 코드를 가지신 분께서는 혹여나 실망하실 수도 있으니 관람 전에 이 점 유의하시길! 그런 분들이 아니라면 돌아온 강철중 형사의 통쾌한 활약을 신나게 즐기실 수 있을 것입니다.

방금 전 나온 뉴스를 보니 <강철중 : 공공의적 1-1>이 12주만의 한국영화 예매율 1위를 달성했다고 하네요. 과연 지금의 이 기세가 개봉하고 나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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