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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tc

순간의 역사, 역사의 순간 '퓰리처상 사진전'

by 맨큐 2010.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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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바랄 수 없는 최고의 경지'라는 수식어로 표현되는 '퓰리처상' 1917년 창설된 퓰리처상은 19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가 컬럼비아 대학에 2백만 달러를 기부하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현재 퓰리처상은 언론 분야의 상 14개를 포함, 총 21개 부문의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는데, 이번에 예술의 전달 디자인미술관에서 진행된 '퓰리처상 사진전'은 1942년에 시작된 보도사진 부문의 수상작들을 한데 모은 전시였습니다.



6월 22일부터 시작되어 8월 29일에 종료된 '퓰리처상 사진전' ! '퓰리처상 사진전'에 전시된 사진들 중에는 눈에 익은 작품들도 있고, 처음 보는 듯한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사진들의 공통점은 바로 동시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사진이라는 사실. 단순한 사진 콘테스트에서 최고의 영예를 안은 사진이 아니라, 그 해 최고의 뉴스에 관한 이야기가 바로 퓰리처상이라는 문장이 퓰리처상에 대한 모든 것을 대변해 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보도부문의 경우 찰나의 순간을 담은 사진 한 장 한 장이 모여 우리 시대의 거대한 역사를 대표하는 것이겠죠.



'퓰리처상 사진전'이 종료되기 하루 전인 8월 28일 예술의 전당을 찾았습니다. 원래 몇 주 전에 방문할 계획이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퓰리처상 사진전'이 열리는 곳은 예술의 전당 디자인미술관 !



토요일에는 많은 관람객으로 인해 오픈 시간이 오전 11시에서 오전 10시로 변경되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부터 사진전을 찾아온 관람객들 ! 오픈하자마자 입장하기 위해 줄서 있는 모습입니다.



얼마 전에 지인에게서 받은 퓰리처상 사진전 초대권 2장 !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전시장으로 입장하기 전에 마련되어 있는 포토존입니다. 직접 사진전을 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는데, 이 사진은 퓰리처상 수상작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중 하나였습니다. 꿈 속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장면...



전시장 입구 바로 옆에 있는 사진은 초대권에 인쇄되어 있던 바로 그 사진이었습니다. 2000년 코소보 탈출의 상징으로 남게 된 '철조망 사이로 아이가 넘겨지는 순간'을 담은 사진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의 일인데 저 아이는 어떻게 자라고 있을까요?

아침 일찍부터 기다리고 있던 관람객들은 이미 전시장 안으로 들어간 상태. 하지만 이미 그들만으로도 전시장 안은 꽉 채워졌더라구요.



'퓰리처상 사진전'에 전시된 사진들을 보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더군요. 1958년 퓰리처상 수상작인 '신념과 신뢰'라는 사진입니다. 천친난만한 표정의 아이와 그 아이에게 무언가 타이르는 듯한 경찰관의 모습. 그리고 보도블럭 위에서 그 둘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 아저씨 한 명. 그들은 과연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었던 것일까요?



퓰리처상 사진전의 대다수 사진은 전쟁과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전쟁만큼이나 우리 역사를 극적으로 바꾼 이벤트도 찾아보기 어렵긴 합니다.

위 사진은 베트남 전쟁 중 베트콩 사형 집행의 비극적인 순간을 적나라하게 담은 사진입니다. 전쟁의 잔인함과 비인간성을 나타내는 사진이죠. 특히 권총을 겨누고 있는 군인에 대한 반감이 자리잡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단지 사진만 봤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 가슴 속을 파고들게 됩니다.

사진전에서 이 사진 옆에는 자신의 부하와 가족들을 살해한 적군의 관자놀이에 권총을 겨누는 베트남 장군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습니다. 과연 여러분이라면 전쟁 상황 속에서 자신의 소중한 부하와 가족들을 살해한 적군을 어떻게 대해야 했을까요?



등번호 3번. 유명한 베이비 루스의 뒷모습입니다. 은퇴하던 날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라고 합니다. 이 사진을 남긴 사진기자가 남긴 코멘트에는 베이브 루스가 구장에 모습을 나타냈을 때, 뒤에서 사진을 촬영하면 뭔가 건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 부리나케 자리를 옮겨 사진을 찍었고, 이러한 결과물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피사체의 앞모습을 찍을지, 피사체의 뒤에서 찍을지는 사진을 촬영할 때 굉장히 고민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은 피사체가 주인공이기에 앞에서 촬영을 하게 되는데, 피사체의 뒷모습을 담게 되더라도 이렇게 가슴을 울리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



2000년 이후부터의 사진은 대부분 컬러 사진이었습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은 사진이 바로 이 사진이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전쟁과 평화라는 제목의 이 사진은 전쟁의 바다 속에서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날아들어 이 작은 공간에나마 평화를 가져다 준 듯한 느낌을 주는 굉장히 인상적인 사진이었습니다.



가장 위대한 사진기자들이 남긴 숭고한 기록들을 보고 나오니 약 2시간 정도가 흘렀더군요. 전시장 안에서 사진을 보고 있을 당시에는 30분이나 흘렀을까 싶었는데 말이죠. 아마도 뒤에서 밀려오는 사람들의 압박이 없었다면 훨씬 더 오랜 시간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전시장 안에 머물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진 한 장이 주는 감동을 음미하면서 말이죠.



약 12시 30분 정도 되었는데 이미 입장 대기 번호가 600번을 넘어섰더라구요. 느즈막히 일어나 '퓰리처상 사진전'이 끝나기 전에 관람하기 위해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나 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관람을 마치고 나서 대기열을 바라보고 있으니 괜스레 뿌듯한 느낌이...^^;



'퓰리처상 사진전' 전시 관람 후기를 남기는 리뷰 보드. 이 수많은 사람들은 사진전을 보고 무엇을 느꼈을까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진전을 관람하기 위해 매표소에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퓰리처상 사진전;이 인기가 있긴 있구나 싶었습니다. ^^



순간의 역사, 역사의 순간
"퓰리처상 사진전"

짧은 시간 동안의 관람이었지만 강렬한 기억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진 몇 장으로 인해 인류의 역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구요. 12년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퓰리처상 사진전'이 어제부로 종료되었기에 이제 오프라인상으로는 '퓰리처상 사진전'을 만날 수 없지만, 아직 온라인으로는 만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아래 싸이트를 방문해 보시길 !


당신을 웃거나, 울거나, 가슴아프게 한다면, 제대로 된 사진이다. 당신의 마음을 울렸던 사진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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