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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ports

기아 타이거즈의 제1선발, 윤석민 투수의 불운?

by 맨큐 2007.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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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프로야구가 참 재미있다.
공부를 하고 있어서 공부 외의 다른 일이라면 모두 재밌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올해 프로야구는 유난히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 같다.
덕분에 대학 입학 이후 처음으로 매일매일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 결과를 챙기고 있으니...

이런 나의 모습이 주변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뜬금없는 변화로 보였나 보다.
기아 타이거즈가 9번의 한국시리즈를 제패할만큼 잘 나갈 때만 관심 갖고 열심히 응원하다가 이후 성적이 계속 하위권을 맴돌기만 하자 가차없이 관심을 끊어버린, 강한 팀에게만 열광하는 그저그런 팬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

각설하고, 요즘 프로야구를 재밌게 볼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기아 타이거즈의 데뷔 3년차 투수 윤석민의 존재이다.
작년까지 기아의 불펜을 지키던 윤석민 투수가 올해부터는 선발로 출장하고 있다.
그것도 제 1선발로 말이다.

나이어린 윤석민이 제1선발의 중책을 맡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어라, 왠걸?
기대 이상으로 너무너무 잘해주고 있어서 걱정했던 내 모습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며칠 전에는 두산을 상대로 2007 프로야구 첫 완봉승을 따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윤석민의 성적은 6전 1승 4패에 불과하다.
성적으로만 보면 절대 에이스라 할 수 없을 정도의 참담한 성적이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너무 안타까울 따름이다.

특히 안타까운 것은 4월 17일의 경기이다.
이 날 윤석민은 SK전에서 7이닝 동안 단 1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7안타를 터뜨렸음에도 점수를 내지 못한 팀 타선으로 인해
패배를 기록하고 말았으니 어이없을 따름이다.
1피안타로 1실점인데 패전이라니...
윤석민 본인이 생각해도 황당한 일이 아닐까 싶다.
타자들의 대부분이 선배들이라 뭐라 할 수도 없을 테고...

아무튼 5월 2일 어제 윤석민과 염종석의 맞대결이 있기에 결과가 자못 궁금했다.
요즘 워낙 구위가 좋은 윤석민과 염종석의 대결인 데다가,
프로야구의 중흥을 이끌었던 선배와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영건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많은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던 것이다.
(나만 관심이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경기 결과는 기아의 5대 0 패배로 싱겁게 끝나버리고 말았다.
윤석민의 난조였던 것일까?
윤석민은 6과 1/3이닝을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과연 몇 점이나 내 줬길래 교체된 것일까?



1실점.
단 1실점을 했을 뿐인데 교체된 것이다.
윤석민이 교체되는 순간까지 기아 타자들은 염종석에게 철저하게 농락당하고 말았다.
교체당하는 순간 윤석민의 심정이 어땠을까?





"아, 오늘도 안 되는 건가?"
당장이라도 이렇게 말하고 싶은 듯한 표정의 석민 어린이.

투수 교체 이후 기아는 정원이 추가로 실점을 허용하였고,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
결국 윤석민의 패전으로 기록되고 말았다.





MBC MOVIES에서 중계 도중 보여준 장면.
윤석민의 모든 것을 초월해 해탈의 경지에 이른 듯한 저 표정.
그리고 그와 대조적으로 환하게 웃음짓고 있는 염옹.

처음 이 장면에서 염종석 선수를 롯데 감독으로 착각하고 말았다.
'석민이를 보여줬으면 염종석을 보여줘야지, 왜 감독을 비출까?'라고 생각했던 건 나 혼자?
어느새 염옹도 세월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버린 듯 하다.

아무튼 요즘 중계방송은 '센스'를 안단 말이지.

그나저나 우리 석민 어린이 불쌍해서 어쩌나.
6경기에 나와 전 경기에서 호투했음에도 불구하고 1승 4패라니...
오죽했으면 SK 팬으로 보이는 분이 윤석민 미니홈피에 이렇게 남겼을까?


투구 내용만 보면 SK의 레이번보다 훨씬 좋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전혀 딴 판이니
정말 윤석민으로서는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라도 요청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 싶다.

아직 시즌 초반이니 앞으로 윤석민이 등판하는 전 경기에서 승리하기를 기원해야겠다.
안 그러면 내년에 트레이드 요청해도 구단 측에서 아무 말도 못하지 않을까?
이상하게 윤석민이 등장하는 날에 기아 타자들이 힘을 못 쓰는 것 같은데
불쌍한 석민 어린이 생각해서 좀 더 힘을 내 주길...
석민 어린이 비뚤어지기 전에...

지금의 불운만 잘 극복하면 앞으로 좋은 결과 있을 거라 생각하고 견뎌냈으면 좋겠다.
나를 비롯한 팬들은 윤석민 선수가 그 누구보다 잘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말이다.

'남들은 나보고 운이 없다고 하지만,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KIA 타이거즈 같은 명문 팀에서 1선발로 뛰고 있는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말할 정도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니
정말 올 한 해 최고의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V10을 위한 첫 걸음은 지금부터다~
윤석민, 화이팅!
기아 화이팅!

ps. 종범이형, 부활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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